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북한이 시민들에게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고 스스로 인터넷 세계에서 고립시킨다면 경제 성장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은 방북 후 베이징에 도착한 슈미트 회장이 “북한 정부가 시민들의 인터넷 접근 향상을 위해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슈미트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은 3박 4일간의 북한 여행 일정을 마친 후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슈미트 회장은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된 시대에 북한이 스스로 가상의 `고립`을 택한다면 물리적 세상에서 그들(북한)의 경제 성장과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며 “그것(고립)이 그들로 하여금 경제 발전까지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해야 하며, 내 생각엔 지금이 이 결정을 통해 그들(북한)이 후퇴 혹은 전진하게 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모바일로 연결된 세계가 인류의 가난과 정치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은 슈미트 회장의 지론이다.
북한의 제한적 인터넷 상황에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슈미트 회장은 “방북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개인적 방문이었으며 북한 IT는 매우 제한적이었다”면서 “북한은 감시 통제 아래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사용하며 정부, 군대, 대학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반 대중은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 일행은 김일성종합대학에 이어 평양 중심가 인민대학습당과 조선컴퓨터센터 등을 돌아봤다.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이용 상황을 살폈다. 북한이 자체 개발한 붉은별OS와 이 OS를 탑재한 스마트패드에 큰 관심을 보였다. 3D 안경을 써보기도 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우리는 북한 주민 복지를 위해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을 늘려 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며 “이는 슈미트 회장 방문의 주요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북한에 탄도미사일과 향후 이뤄질 핵 실험의 모라토리엄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평양에서 인터뷰를 통해 “북한 주민이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하고 인터넷을 더 활발하게 사용하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 정부 관리와 과학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간첩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를 정당하고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