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아마존”…日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어떤 비밀병기를 준비하나?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47) 사장은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임직원 전체 조회로 일주일을 시작한다. 평균 연령 31세, 3600여명이 넘는 라쿠텐의 젊은 직원들은 이날이면 본사가 있는 시나가와현으로 출근한다. 본사로 오지 못하는 지사 직원들은 화상으로 연결한다. 그는 늘 영어로 조회를 한다. 최근 그가 화두로 꺼낸 말은 “킵 유어 아이즈 오픈(Keep your eyes open: 계속 눈을 뜨고 있어라)”이었다. 얼마 전 일본 진출을 천명한 아마존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는 “IT 공룡인 구글조차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는 아마존에 밀리고 있다”며 “아마존의 움직임을 주시하라”고 강조했다.

#. 나가노현에 위치한 일본 6위 주류 업체 야호 맥주 공장. 이 회사 이데 히로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미키타니 라쿠텐 CEO와 다시 조우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 향토 맥주 붐이 꺼지면서 야호는 도산 위기에 몰렸다. 사무실을 정리하던 이데 사장은 한 통의 편지를 발견했다. 미키타니 CEO가 보낸 것이었다. “인터넷이 미래입니다. 우리 함께 세계를 목표로 갑시다.” 이에 이데 CEO는 라쿠텐이 인터넷 쇼핑몰 기업에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라쿠텐 대학`에 입학했다. 라쿠텐을 발판으로 현재 야호 맥주의 한 달 매상은 1억엔을 돌파했다. 체인점은 200여개가 넘는다. 그는 “몇 년 후에는 오리온 맥주를 제치고 5위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타도 아마존.` 라쿠텐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아마존에 맞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라쿠텐은 올해 사내 영어 공용화를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일본 전자상거래 기업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다.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아마존을 잡으려면 더 큰 시야와 목표를 갖고 글로벌로 나가야한다는 발상이다. 미키타니 CEO는 “해외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우리가 전자책이나 전자상거래에서 바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지난 5년부터 이런 순간이 올 줄 알고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라쿠텐 회의 자료의 70%가 영어다. 2010년 10월 전 직원들의 평균 토익 점수는 526점이었지만 2년 뒤 지난해 9월에는 706점으로 상승했다.

두 번째 목표는 브랜드가 약한 지방 사업자들과 연계한 수익모델이다. 라쿠텐은 `판매자와 공존`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아마존이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클릭 한 번으로 배송하는 것과 대척점에 있다. 원래 있던 상품이 아니라 라쿠텐이 스스로 발굴해 연계하는 방식이다. 미키타니 CEO는 “아마존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반감이 생길 것”이라며 “라쿠텐은 지방 유명 명품을 활성화하는 것이 신조”라고 말했다.

당일배송도 새로운 전략이다. 라쿠텐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물류 대기업 ADS를 인수했다. ADS는 물류 공정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무료당일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아마존을 겨냥해 라쿠텐도 자체 물류시설을 갖추고 오는 6월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서 `당일 배송`을 시작한다.

타카 히로 도이치방크 애널리스트는 “라쿠텐은 아마존을 겨냥해 지난해 캐나다 전자책업체 코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아마존과 본격적으로 맞설 정도로 체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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