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업계가 해외시장에서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기술 수출(라이선스-아웃) 성과를 계사년에도 이어간다는 당찬 포부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는 지난해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신규 항생제 공동 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용주 대표는 “녹십자와 지난해 12월 `항체-약물 복합체 기술(ADC·항체-약물 복합체)` 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기술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켐은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 출신인 김용주 대표를 비롯한 7명이 2006년 설립했다. 항생제와 항응혈제,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ADC 원천 기술을 보유했다.
바이로메드(대표 김용수)도 새해를 기술 이전과 도입 원년으로 기대했다. 바이로메드 김선영 연구개발 사장은 “새해 기술 수출뿐 아니라 신규 기술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임상3상 승인을 획득한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VM501)의 중국 판매가 가장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외에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의 미국 임상2상 결과가 나올 4분기가 성과의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로메드는 96년 서울대 학내 1호 벤처로 설립해,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도 개발 중인 관절염 진통 소염제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울 계획이다. 조중명 대표는 “새해 관절염 진통소염제의 국내 임상3상 시험이 완료되면서 이를 위한 품목 허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약가에 있어서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최근 미국에서 임상2상 시험 중인 슈퍼박테리아 박멸 항생제와 함께 분자표적 항암제의 기술 수출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올바이오파마(대표 김성욱)도 올해 기술 수출로 성과를 낸다. 김성욱 대표는 “최근 국내외 기업이 복합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달 중 유한양행에 당뇨병치료제 `아세토메트정`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임상 결과가 나오는 2월에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임상3상이 진행 중인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복합제 `HL-040`과 국내 임상3상을 준비 중인 아토피치료신약 `HL-009`의 해외 기술 수출 가능성도 기대했다.
국내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는 “지난 10여년간 국내 제약사를 통틀어 1년에 1~2건 정도 겨우 이뤄졌던 기술 수출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재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기술 수출 계약을 이루는 바이오 기업 소식이 이어지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상승력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문경미기자 kmm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