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인 非개방 국경 넘는 이유는?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면담 성사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학기술로 산업혁명을 일으켜 경제 강국을 만들겠다고 드라이브를 거는 김 제1위원장이 슈미트 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인터넷 통제를 풀고 기술협력을 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2일(현지시각) AP통신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이르면 이달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정부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의 인도주의적 성격을 띤 것으로 구체적인 방문 배경과 시기·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AP는 동행하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준호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관심은 인터넷 개방과 기술 협력 여부에 쏠렸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과학기술에 힘을 쏟고 모든 학교에 PC를 보급하는 한편, 공장도 디지털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술 분야 투자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김 제1위원장이 IT 문호를 개방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북한은 전용 인트라넷을 쓰며 극히 소수만 인터넷에 접속하는 등 폐쇄적인 환경이다.
AP는 임을철 경남대 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북한이 구글 지메일, 구글맵스 등의 콘텐츠에 매우 흥미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북한은 군사 목적뿐 아니라 산업적·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북한 내 전문가들이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을 학습할 수 있는지 구글의 조언을 얻고 싶어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구글이 북한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른 형태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