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넥스트(Next) 애플`입니다. 애플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세상을 열면서 최고의 업체로 떠올랐습니다. 새해는 누가 애플을 이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새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토픽과 관련해 팀 쿡이 주도하는 `애플호`의 위기를 점쳤다.
“애플은 이미 `혁신기업`이라는 이미지에 흠집이 났습니다. 삼성과 과도한 특허소송으로 애플 혁신성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 애플은 미국과 서유럽에서 제품 충성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당연히 출하량과 시장점유율도 하락 추세입니다. 대신에 삼성은 미국 법정에서 패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김 대표는 “새해에는 혁신 주도자로서 애플 지위는 더 이상 힘들다”며 “애플TV(iTV)가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혁신의 대명사`라는 명제가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애플을 대체할 차세대 주자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삼성이 애플의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무시 못 합니다. 또 하나 아마존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도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아마존의 `킨들파이어HD`는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 판매에서 수익을 올리는 보기 드문 모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마존은 구글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생태계 리더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돌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업체 TI가 모바일 AP사업을 아마존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아마존이 콘텐츠 플랫폼으로 모바일 업계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아는 ICT전문 컨설팅업체다. 새해 설립 10년을 맞았다. 브랜드를 앞세운 글로벌기업이 판치는 시장에서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있다. 김 대표는 그로웰텔레콤·소프트뱅크 등을 거친 베테랑 ICT 전문가.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불리지만 내세울 만한 컨설팅 업체가 없다는 아쉬움이 창업 배경이었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습니다. 글로벌 업체에 비해 더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선입관은 대단했습니다. 이제야 통신업체를 중심으로 브랜드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10년이 걸렸습니다.”
평판을 무엇보다 따지고 이왕이면 외국계 컨설팅업체를 주로 찾는 국내 실정에서 로아는 토종 컨설팅 업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11년부터는 표준특허 전문가 그룹과 손잡고 기업가치 평가, 투자유치와 인수합병 자문 업무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국내 실정에 맞는 정확한 시장 진단과 분석, 이에 따른 현실성 있는 전략과 전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새해에 대기업 주도의 기존 고객 외에 창업 초기기업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이미 조이폴(Joypoll)·유비누리·앱토크(App talk)·블루핀 등을 상대로 인큐베이션과 컨설팅 활동을 진행해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했다. `게임화 기법을 이용한 사업 모델 진단과 개발 방법론`이라는 컨설팅 툴도 개발했다.
“새해에 지난해와 달리 버티컬 플랫폼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핀터레스트·징가·드롭박스처럼 SNS·커머스·미디어·콘텐츠·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세부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김 대표는 “10년 동안 쌓은 노하우와 자문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넥스트 빅 자이언트`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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