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이탈리아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 4편을 상영한다. 지난해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2012 베니스 인 서울`에서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을 준비했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무성영화 감독인 빈센조 레오네의 아들로 태어났다. 정통 웨스턴 장르의 관습을 파괴하고 조롱하는 `황야의 무법자`를 만들면서 `스파게티 웨스턴`의 아버지로 일컬어졌다. 근현대 미국 뉴욕을 다룬 마지막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로 어떤 미국인보다 미국사회와 그 역사를 냉정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죽기 전에 러시아혁명을 다룬 `옛날 옛적 러시아에서`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이탈리아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감독 중 한 명이다. 그의 영화에서는 악당인지 정의의 편인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이상한 주인공들이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감한 편집, 극단적인 클로즈업, 반복되는 OST와 함께 영화 속 세계에 빠져들고 만다.
그런 맥락에서 세르지오 레오네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묻게 만드는 중요한 감독이다. 이번 특별전에서 레오네의 영화가 주는 이상한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