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미래를 말한다]<1>새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방향

새해가 밝았다.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각종 보고서와 리포트가 쏟아지고 있다. 미래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게 `과학기술`이다. 첫 이공계 대통령이 나온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과학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공동으로 올 한 해 과학기술을 이끌 미래 키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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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미래전략본부장 bhson@kistep.re.kr

2013년 출범하는 새 정부 공약 중 과학기술계가 눈여겨보는 것은 단연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다. 실질적인 국정운영 중심에 과학기술을 두고 핵심 부처를 신설해 미래사회 전반에 관한 연구와 과학기술 기반 미래사회 변화 예측, 이를 토대로 국가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제 미래연구와 과학기술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미래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변화를 한발 앞서 전망하고 과학기술 중장기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에는 과학기술 미래전략에서 필요 기술만 뽑았지만 이제는 과학기술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과학기술도 결국 우리 경제사회와 연계돼 발전하기 때문에 미래 과학기술을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경제·산업·사회 등 변화를 읽고 어젠다를 도출하는 미래 연구가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미래사회 키워드로는 지식기반사회 진전, 잠재성장률 저하, 저출산 초고령 사회 진입, 재난·재해 위험의 증가, 에너지·환경문제 심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과학기술은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해 네 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첫 번째는 바로 과학기술 `지능화`다. 과학기술이 더욱 똑똑해지고 편리함을 주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디지털경제·빅데이터 시대에는 네트워크 기술이 진화하고 정보처리능력도 급속히 좋아진다. 스마트폰에서 음성인식을 활용한 가상비서 기술, 지능형자동차 기술, 하나의 기기를 이용해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고 관리하는 스마트셰어링 기술 등이 바로 대표적인 `지능화` 기술이다.

두 번째 트렌드는 `감성화`다. 인간 감성에 더욱 가까워지는 기술에 감성을 입히는 노력이 가속화한다. 0과 1이라는 디지털 조합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복잡한 아날로그 감성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서는지가 관건이다. 사람과 기기 간의 상호 교감을 도와주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기술, 사람 감성을 인지해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인테리어 기술, 향기를 전송하는 휴대폰 기술 등이 좋은 사례다.

다음으로 과학기술은 인간의 건강과 안전을 추구하는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진화한다. 수명연장 요구와 재난·재해나 신종질병 위험이 증가하면서 과학기술은 질병의 근원적 해결과 안전한 사회체계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마지막 과학기술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자원·환경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은 온실가스 저감 능력을 강화하고, 자원 선순환체계를 확립하는 방향인 그린 테크놀로지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그린 콘크리트, 자연에너지를 수확해 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기술, 청정 생산시스템 등이 핵심 기술이다.

지능화, 감성화, 건강과 안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미래 과학기술 트렌드의 공통적인 핵심은 바로 `인간`이다. 모든 기술적 발전과 진화에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인간 중심 사고가 공통의 가치와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고려해 구체적인 해법과 대안을 마련하고 다가올 미래사회 불확실성을 줄여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최선의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새 정부가 약속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과학기술`은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