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노키아에 아마존·바이두까지 `춘추전국시대`
새해에는 100달러대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애플·노키아 등 휴대폰 시장 기존 주자들과 아마존·바이두 등 신흥 세력 간 한바탕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3일 비즈니스인사이더·타이완이코노믹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노키아가 저가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애플과 아마존의 저가 스마트폰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가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개발,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저가 스마트폰 예상 가격대는 100~200달러(15~25만원) 선이다. ZTE `Z폰` 등 중국 신흥 주자들의 `1000위안(17만원)폰`이 기폭제가 돼 노키아·애플 같은 기존 주자는 물론이고 아마존·바이두 등 전자상거래·포털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전자제품 아웃소싱 생산체제가 고도화되면서 진입 장벽과 제조단가가 낮아진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타이완이코노믹스는 최근 아마존이 내년 2~3분기 100~200달러대 스마트폰을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미 폭스콘이 제품 생산에 돌입, 500만대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로 확인한 `하드웨어 보급-전자상거래 생태계 확산` 전략을 스마트폰으로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시장조사기관 CCS인사이트는 아마존이 자체 휴대폰뿐만 아니라 내년 말 HTC와 손잡고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HTC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통신사를 등에 업은 중국의 구글, 바이두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바이두는 독자 개발한 클라우드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저가 스마트폰을 차이나텔레콤과 손잡고 내년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애플과 노키아 등 기존 주자들의 저가 스마트폰 출시는 잠재수요가 무궁한 신흥국 등의 소비층을 겨냥한 것이다. 노키아는 `윈도폰8` OS를 탑재한 `루미아620`을 내년 1월 내놓는다. 예상가격은 240달러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경 변화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피터 미섹 제퍼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선보일 저가 아이폰의 적정 출시 시기는 6월”이라고 전망했다. 유진 문스터 파이퍼재프리 애널리스트 역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부품을 바꾸면 200달러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의 저가폰 출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벤 레이츠 분석가는 “애플이 저가 라인 모델을 포함한 아이폰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내년 세계 저가 핸드세트 판매가 70%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버렌버그 은행의 아드난 아마드 분석가는 “중국 등 개발 도상국에서 일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고자 저가형 미니 아이폰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미국 IT매체 매셔블은 인포마 텔레콤앤미디어 조사를 인용해 “2017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152달러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85% 이상을 차지한 250달러 이상 고가폰 시장 점유율은 5년 내 33%로 줄고, 52%의 휴대폰이 150달러 이하 저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표] 내년 출시 전망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과 세부 계획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