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초대형 오프쇼어 아웃소싱 결국 `백지화`

1000억원 규모의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대상 오프쇼어 아웃소싱 계약이 최종 백지화됐다. 국내 첫 초대형 규모의 오프쇼어 아웃소싱 계약으로 체결 당시 IT업계와 금융권에 화제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증권 대상으로 진행하려 했던 애플리케이션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최종적으로 취소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 시행으로 모든 금융회사는 IT인력을 전체 직원 수 대비 5%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5% 인력을 보유하면 대규모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할 필요가 없다.

한화그룹은 3개 금융계열사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향후 8년간 액센츄어 해외센터를 통해 아웃소싱할 계획이었다.

액센츄어는 오프쇼어 아웃소싱 수행을 위해 필리핀 글로벌딜리버리센터(GDC)의 공간과 인력 확보에 상당금액을 투자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한화증권과 한화손해보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필리핀 GDC에서 이뤄졌어야 했다. 대한생명은 차세대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이후 적용할 예정이었다. 금융계열사 적용 후 타당성 검토를 거쳐 비금융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한화그룹은 오프쇼어 아웃소싱이 어려워지면서 금융계열사 애플리케이션 개발 아웃소싱을 국내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금융계열사의 IT인력을 한화S&C로부터 복귀시키거나 추가 채용함에 따라 아웃소싱을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9월 한화S&C 인력 복귀 등으로 65명의 IT인력을 갖췄다. 대한생명은 연내 IT인력이 한화S&C로부터 복귀할 예정이다.

액센츄어는 국내에서 오프쇼어 아웃소싱 시장을 강력하게 공략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화 금융계열사 대상 오프쇼어 아웃소싱 수행으로 국내 중견 금융사를 공략할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한화그룹은 한화S&C와 액센츄어 간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액센츄어는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만 전했다.


오프쇼어 아웃소싱=역외(국외) 지역에서 수행되는 아웃소싱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비용절감 차원으로 소개됐다. 중국·필리핀 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서 개발을 수행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국내에서는 문화적 이질감, 현지 낮은 IT개발수준, 국내 감독규정 등으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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