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지문인식` 오센텍 아성 넘는다

모바일 입력솔루션 전문업체 크루셜텍이 지문인식 센서 시장에서 오센텍을 넘어설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지문인식 솔루션 보유 업체인 오센텍은 최근 애플에 인수된 이후 고객사들에게 내년부터 거래를 전격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 비상이 걸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크루셜텍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며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Photo Image
크루셜텍의 BTP를 탑재한 스마트폰 시제품

5일 업계에 따르면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은 기존 오센텍의 고객사였던 H사를 포함한 일본계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5개사와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BTP) 공급을 협의, 최근 공장 감사(Audit)를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양산 준비를 마치고 고객사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BTP는 기존 옵티컬트랙패드(OTP) 광학센서에 지문인식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모바일 뱅킹과 메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등에 활용되면서 개인 정보 보안 강화가 요구되는 추세다. 스마트폰 업계가 잇따라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 7월 오센텍을 인수하면서 삼성전자, HP, 델, 후지쯔 등 기존 고객사들은 신제품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오센텍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문인식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대체 업체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크루셜텍은 오센텍의 특허를 회피할 인증 알고리즘과 반도체 센서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 2년여간 오센텍과 BTP를 공동으로 개발하며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덕분이다. 이미 30여개의 특허도 출원했다. 센서만 공급하는 오센텍과 달리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크기의 모듈을 자체 제조·공급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문인식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환경(UI)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오센텍의 거래 중단 선언 이후 BTP를 찾는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가 늘었다”며 “국내 지문인식 솔루션 경쟁사에서 구현 기술 문의가 올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크루셜텍 베트남 법인은 지난달 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베트남 과학기술부로부터 하이테크 응용사업 인증서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세금 면제 등의 혜택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와 베트남 사업장을 합쳐 월 500만개 이상 BTP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베트남 하이테크 응용사업 인증서= 베트남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하이테크 투자기업 유치 제도다. 인증서 발급일부터 4년간 법인세가 면세되고 9년간 50% 감면된다. 기술 개발·연구 목적으로 수입된 기계설비는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주요 행사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