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반도체 한류 지금부터" 유회준 KAIST 교수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또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어 달라는 업계 전반의 요구도 함께 커졌습니다. `반도체 한류(韓流)`는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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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준 KAIST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 52)는 내년 2월 미국에서 열릴 `국제고체회로학술대회(ISSCC) 2013`을 앞두고 설레임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반도체 기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ISSCC에서 KAIST는 3년 연속 가장 많은 논문이 채택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유 교수는 “KAIST가 내년 ISSCC에서 13편의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단일 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논문이 채택됐다”며 “2위를 차지한 유럽연합(EU) 전문가그룹 IMEC을 비롯해 IBM, MIT 등을 제친 성과로 차세대 반도체 소자 기술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터치스크린패널, 바이오 메디컬, 전력 및 근거리 통신 등 미래를 선도할 차세대 소자 기술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유 교수는 실험을 중시하는 KAIST의 학풍과 40여년간 누적된 반도체 설계 경쟁력이 꽃을 피우고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내부적으로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를 비롯한 인프라와 외부적으로는 국내 소자 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설계 분야도 동반 발전하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한국인의 네트워크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SSCC 내에서 아시아분과위원장, 테크놀로지디렉션(TD) 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유 교수는 내년부터 학술대회 전체 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유 교수는 미국, 일본 등 전통적인 선진국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가로 반도체 기술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우리나라 학계 및 산업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확인했듯이, 우리나라가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산학관을 망라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주역 모두가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전에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가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산업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다다랐다”며 “차세대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 지원과 통신, 컴퓨터, 로봇 등 연관 산업과의 융합 및 동반 발전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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