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독립적인 법에 따라 운영되는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예산권과 행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신 정치적 중립성을 갖도록 위원 선임 방식도 헌법재판소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지난 3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부조직이 개편되면 방통심의위도 새롭게 개편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별도법에 따라 행정권을 갖는 행정기관으로 하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핵심인 콘텐츠를 통제하는 심의기구 역할도 함께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별도법에 따른 행정기관이 돼야 하는 이유로는 행정권과 예산권을 갖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방통심의위 설립근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한 장 들어가 있어 마치 방통위 산하기관처럼 돼 있다”면서 “행정권이 없어 심의를 하고 제재를 하려면 방통위를 통해서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이 아니어서 국가 예산을 사용할 수 없고, 방송발전기금을 일부 사용하는 형태”라며 “이마저도 방통위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심의기구가 행정기관이 되면서 `검열`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정치적 중립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위원선임 방식 등을 개선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심의위원을 각 3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위원장은 다른 행정기관 장처럼 인사 청문회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