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과유불급` 웹보드게임 규제

공자의 제자는 이름을 떨친 사람만 70명을 웃돈다. 그 가운데 자장(子張)과 자하(子夏)는 대조적 인물로 유명하다. 자장은 활달하고 진취적이지만 자하는 조심스럽고 현실적이다. 다른 제자 자공(子貢)이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어진 사람인지를 공자에게 물었다.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공자가 말했다. 자공이 “그럼 자장이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침은 부족함에 미치지 못한다(過猶不及)”고 대답했다. 지나침을 경계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중용(中庸)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들어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웹보드 게임 사행화 방지 대책을 내놨다. 뼈대는 △1개월 비용 30만원 제한 △1회 베팅 1만원 제한 △1일 10만원 이상 잃으면 48시간 이용 금지 △상대방 선택 금지 △자동 진행 금지 △게임 접속 시 공인인증 등 본인 확인 실시 등 여섯 가지다. 앞쪽 세 가지는 이용자 보호, 뒤쪽 세 가지는 불법 환전 방지가 취지다.

웹보드 게임은 불법 환전이 끼어들면서 중독 폐해가 높아졌다. 실제 도박처럼 가산을 탕진하는 사례도 속속 나왔다. 사회적 폐해를 일으킨 웹보드 게임 사행성을 줄이려는 정책은 마땅히 옳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과유불급의 아쉬움이 짙다.

우선 지나친 불편함이다. 게임 머니 구입에 돈을 쓰는 웹보드 게임 이용자는 전체의 4% 미만이다. 절대 다수의 이용자가 공짜로 즐기는 게임인데 접속할 때마다 본인 인증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설거지를 끝낸 주부가 친구와, 점심 식사를 마친 회사원이 동료와 만나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재미도 상대방 선택 금지 조치로 사라진다.

다음은 지나친 비즈니스모델 개입이다. 성인이 엔터테인먼트에 돈을 쓰는 건 자유다. 게임 머니 구입비나 1일 이용 금액 제한, 일정 시간 접속 불가는 웹보드 게임의 근본적 재미를 없애는 행위다.

웹보드 게임의 불법 환전은 99% 포커 게임에서 이뤄진다. 판에 깔린 패를 볼 수 없는 고스톱은 의외성이 있어서 일부러 잃으려고 해도 쉽지 않다. 반면에 포커는 낮은 패를 들고도 계속 판돈을 키우면 거액을 잃는다. 불법 환전 수법으로 악용되는 이른바 `수혈`이다.

결국 실효성 있는 답은 하나다. 게임 머니의 환금 요소를 없애서 포커 게임의 수혈을 막아야 한다. 충분치는 않지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하나는 하루 게임 머니 거래 금액 제한이다. 따건 잃건 일정 금액 이상이면 그만하라는 말이다. 중독자 수요와 불법 환전상 공급 모두를 막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시드 머니 하향평준화다. 한 번에 따고 잃는 게임 머니를 줄이면 대박의 꿈과 함께 환전의 유혹도 사라진다.

웹보드 게임 사행성은 계속 줄여나가야 하지만 이번 대책은 분명히 지나치다. 황소개구리를 잡는 그물의 코를 너무 촘촘하게 만들면 토종 올챙이마저 씨가 마르는 법이다. 선의의 이용자와 게임 산업을 모두 보호할 수 있도록 행정 지침 재조정이 필요하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