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이어 사용처 확보
신한, 올 1000개 돌파 목표
국민, 이용자 접근성 강화
우리, 앱 개발가이드 제공
하나, 글로벌 서비스 타깃
은행권 사설인증서 시장 확대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가 이용자 확보였다면 2라운드는 사용저변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설인증서의 경우 은행 금융업무 이외에도 국가 증명서 발급 등 다각도로 고객 활용 여지가 높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사설인증서 서비스 '신한사인(SIGN)' 제휴처가 이날 기준 970여개를 돌파했다. 신한은행은 연내 1000개 제휴점 돌파를 목표로 확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진입은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 대비 빨랐다. KB국민인증서는 2019년 7월, 신한사인은 2년여 늦은 2021년 11월에 첫 선을 보였다. 축포도 KB국민은행이 빨랐다. 올해 6월 말까지만 해도 가입자 수는 1500만을 확보한 KB가 700여개 제휴처를 발표하며 600여개를 넘긴 신한을 다소 앞섰다.
이 때문에 신한은 제휴처 다양성을 먼저 확보해 역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용자와 제휴처 규모는 상호 후생을 증가시키는 네트워크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이용자 접근성 확대에 나선다. 이달 새롭게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KB국민인증서 Lite' 버전은 KB국민은행 계좌나 별도 앱 설치가 필요 없는 사설인증서다. 신분증 촬영을 거치지 않고 휴대폰 본인확인과 계좌 인증만으로 10초 만에 발급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운다. 이를 통해 KB부동산·리브모바일 등 KB계열사 앱을 포함, 전자증명서 계열에도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제휴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설인증서 API에 접근할 수 있는 디벨로퍼(Developer) 사이트를 열고, 앱·웹 개발가이드를 제공 중이다. 관심기업은 이를 통해 이용기관 니즈에 맞는 인증서 콘셉트 적용 사례를 확인할 수 있고, 샘플코드와 테스트페이지, 적용 절차 및 규격도 안내받을 수 있다. 아웃바운드(Outbound)가 아니라 인바운드(Inbound) 전략을 택한 셈이다.
하나은행은 사설인증서 서비스 역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지난해부터 '하나EZ 사설인증서를 별도로 개발하는 작업을 개시, 올해 해외송금앱 '하나EZ'에 탑재를 완료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언어장벽 없이 이용하기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16개국 언어로 발급을 지원하며, 외국인 실명 번호 비대면 변경 서비스도 적용됐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사설인증서 이용자는 기존 은행 앱 이용자에 비례해 자연증가하는 수치로, 향후 지속 성장에 한계가 오는 시점이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용처와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