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세 곳 중 한 곳이 내년 투자를 줄인다.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 곳도 15%에 달했다.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가 떠오르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날로 악화한다는 판단이다. 미국에서는 재정절벽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미국 대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내년 경영 환경을 설문한 결과,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 `대폭 축소(9%)`를 포함, 36%가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 투자`는 40%였으며 `확대` 응답은 24%에 그쳤다. 투자 축소뿐만 아니라 내년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기업도 적지 않다. 내년 구조조정 계획에 85%는 `없다`고 했으나 15%는 `있다`고 답했다. 구조조정을 계획하는 기업은 자산 매각, 인력 감축, 사업 철수 등에 나설 예정이다. 고용 감소와 함께 내년 국민 경제 전체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투자 축소와 구조조정 움직임은 내년 경영환경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내년 경영환경 질문에 전체의 62%가 `올해보다 더 어렵다`고 답했다. `올해와 비슷하다`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각각 29%와 9%에 그쳤다. 내년 경영계획 수립 시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46%가 내수 여건 악화를 꼽았다. 이어 수출 여건 악화(28%), 원자재 가격 등 비용 상승(15%), 자금 조달 애로(3%), 정치 리스크(3%) 등의 순이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5∼2.9%(35%), 3.0∼3.4%(31%), 2.4% 이하(25%), 3.5% 이상(9%) 등 2%대 저성장을 예상한 기업이 60%에 이르렀다. 환율 전망치는 1050∼1100원(58%), 1000∼1050원(33%) 등의 답변이 많았다. 손익분기환율로는 48%가 1050∼1100원 이상, 32%는 1000∼1050원을 예상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 투자심리 악화로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내년 취업자 증가 수가 20만명대로 추락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며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국민도 당장의 경제위기를 외면하지 말고 경제 살리기를 위해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14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재정 절벽 해법을 찾지 못하면 고용을 줄이고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기업은 정부 지출 축소와 증세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 재정 절벽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표】올해 대비 내년도 투자계획은
【표】내년도 경영환경은 올해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는가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표】600대 기업 투자 실적 및 계획 (단위:억원)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 )는 전년 대비 증가율)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