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구원에게 자부심을 실어주자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부모가 이공계 대학을 권유해도 자식은 마다한다.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상위에 입상한 과학영재 상당수가 이공계보다는 인문 사회 계열이나 의과대를 선호한다는 것도 알려진 이야기다.

정부가 이공계 인력 양성을 과학기술 분야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하며 또 한 번 `이공계 기 살리기`에 나섰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최근 마련한 `제3차 과학기술정책 미래포럼`에서다. 국민에게 만족을 주고 국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안한 `과학기술 12개 정책과제(안)`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추격형 연구개발(R&D)을 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창조적 R&D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과위가 제안한 정책과제는 국민 만족 과제 6개와 국가 활력 과제 6개다. 삶의 질을 높이는 국민공감 10대 과학기술 사업 추진, 괜찮은 연구개발 일자리 10만개 창출, 세계를 선도할 대한민국 대표선수 양성, 과학기술인이 신명나는 일터 조성, 정부예산 5% 이상 과학기술에 투자해 미래선도, 지식재산 강국 구현, 도전적·창조적 연구 수행 촉진, 새로운 경제성장판 여는 10대 연구개발사업 추진 등이다.

국민이 만족하고 국가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R&D 현장에서 땀 흘리는 연구원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정책과제 12개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공계를 선택하는 사회가 되려면 이공계 종사자가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매년 프로젝트나 연구 과제를 따기 위해 경쟁하고 감사에 걸리지 않으려고 분식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연구가 불가능하다.

과학기술인이 신명 나서 일하는 환경에서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연구 결과물도 나오게 마련이다. 국민 만족과 국가 활력에 앞서 연구원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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