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khj@estorylab.com)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많은 이들이 2013년 SNS 전망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나는 조심스럽게 2013년은 큐레이션과 위키관련 서비스가 더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 서비스는 순수 SNS에서 아직 풀어내지 못한 또 다른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SNS는 2009년 국내에 소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2010년과 2011년을 거치면서 양적 성장을, 2012년은 모바일 대중화로 SNS가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웹2.0이 사용자에게 개방과 참여, 공유, 협업, 집단지성을 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면 SNS와 모바일은 시공간적 제한 없이 다른 사람과 연결된 환경을 제공했다. 이로써 웹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한 ICT 경험을 확장시키면서 변화하는 사용자 요구를 충족했다. 특히 사용자는 웹을 이용해 개인 가치와 사회 공동체 가치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경험을 넘어 사회 변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을 익혀 나가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나타난 서비스가 바로 큐레이션이다. `내가 관심 있게 본 정보를 모아서 공유한다`는 기본적 큐레이션 활동 속에는 사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웹2.0 시대의 개방, 참여, 공유, 협업,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SNS 관계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큐레이션을 단순히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의미로 `상호 간 관심 있는 이미지를 모아서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좁은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큐레이션 서비스를 두고 웹 전체 그림을 그리듯 이야기하는 것 역시 견제해야 한다. 큐레이션은 많은 웹 서비스 모델과 의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큐레이션에 주목하는 것은 웹 발전 과정에서 생겨났던 수많은 문제와 역기능을 풀어낼 수 있는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큐레이션은 웹에 유통되는 거의 모든 정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자랑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일지라도 SNS와 모바일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사용자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충분하다.
앞으로 큐레이션을 응용한 웹 서비스 모델이 빠르게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보를 모으는 활동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과 관계를 넓혀갈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부터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집단지성 기반의 서비스, 원하는 자료를 함께 모을 수 있는 협업 기반 서비스 등 큐레이션 분야는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질 것이다. 또 콘텐츠 생산을 생업으로 하는 기자나 작가, 프로 블로거 등에 소재를 찾고 자신의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마이클 포터 교수의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 개념이 큐레이션을 통해 개개인에게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개념으로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즉 큐레이션 플랫폼 안에서 단순히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행위를 넘어 정보의 재해석과 재평가로 가치를 부여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큐레이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