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금세기 가장 치열한 특허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1976년에는 폴라로이드가 코닥에게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폴라로이드가 승소했으나 오랫동안 유지해 온 코닥과 협력관계를 끊고 자기분야만 고집했던 폴라로이드는 결국 파산했다.
세계경제는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토지·노동·자본 등 유형 자산에서 특허·저작권·디자인 등 지식재산(IP) 중심의 무형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영토자원 경쟁 시대에는 땅을 누가 차지하는가가 관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IP를 둘러싼 `총성 없는 두뇌 영토` 경쟁시대가 열렸다.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5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위기국면이 계속된다. 국내 중소기업은 유로존 위기의 장기화, 미국 재정긴축 위험과 중국 경제의 둔화 등 외적 요인뿐 아니라 수출의 감소세 전환, 내수 경기악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위협 요인에 대응하기엔 우리 중소기업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중소기업은 자금부족으로 사내 특허 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특허 전담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허 분쟁의 경험과 법률 지식도 부족해 특허분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중소기업의 IP경쟁력 확보를 위해 IP권의 창출·보호·활용의 생태계 구축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중소기업이 강한 IP권리를 확보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IP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중소기업 대표가 IP경영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부분은 연구개발(R&D) 인력과 기술정보가 부족하므로 CEO와 R&D 관련 인력을 대상으로 특허 정보 검색, 특허 전략 수립과 특허포트폴리오 관리 등 IP권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기술이 특허관련 분쟁에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P권리 보호를 위한 컨설팅과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해외특허전략 수립과 출원 비용도 지원도 있어야 한다. 특허를 활용한 IP비즈니스 목적이 있다면 미국 특허출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허분쟁 발생으로 인한 리스크 회피를 위해 특허 소송 보험의 가입도 필요하다.
기업이 보유한 IP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도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와 같은 창의자본이 조성돼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대응하거나 특허를 판매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보유중인 IP권리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서도 금융기관과 함께 특허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유동화(라이센싱)해 특정 기업에 전용사용권을 주고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형태도 한 방법이다.
최병훈 SBA지식산업본부장 (sechoi@sb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