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은 기존산업과 소프트웨어(SW) 기술의 융합이 결정짓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2000년 이후 융합기술과 융합 신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2010년 IT융합 확산전략이 시작됐고, 지난해 말 산업융합촉진법이 시행되는 등 정책적으로 SW융합산업을 육성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SW관련 국가 연구개발(R&D)도 점차 기존 산업과 SW 간 융합에 초점을 맞추는 단계다.
SW융합산업의 영역은 무한대다. 농축산업에서 건설, 유통, 환경, 금융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영역에 SW융합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영남권(대경권과 동남권)은 국가성장의 축인 휴대폰, 디스플레이처럼 기존 경쟁력을 가진 전자, 철강, 자동차, 조선해양 산업을 SW와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다. 관련 산업이 집적된 영남권은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분야 12개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한 국내 최대 산업기지다.
◇대경권, 하드웨어 기반이 SW융합 경쟁력으로
포항을 중심으로 한 철강과 에너지, 구미의 전자정보통신, 영천과 경산의 자동차부품은 탄탄한 하드웨어 기반이다. 울산과 창원은 동남권이지만 자동차와 조선, 기계산업의 집적단지로, 대경권 경제권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특히 구미를 중심으로 한 IT기기산업 생산비중은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SW융합생태계 조성사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예비타당성심사를 통과한 신산업창출을 위한 SW융합기술고도화 사업(총사업비 997억원)을 통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내 수성의료지구에는 SW융합기술지원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분원과 같은 SW품질 및 인증지원 기능을 대구로 유치하는 사업도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다. SW기술이전센터와 글로벌 스마트 비즈니스센터 구축도 추진 중이다. SW융합 기술개발과 기술이전, 비즈니스까지 통합 지원하는 기능을 대구로 모은다는 계획이다.
SW융합생태계 조성사업으로는 오는 2014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 지정, 오는 2015년까지 클라우드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오는 2014년 국가과제 선정을 목표로 3D·CG 기반 콘텐츠 육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SW융합생태계 조성사업은 현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DIP는 SW융합생태계 조성사업과 SW융합기술 고도화사업 등을 통해 대경권을 SW융합 시장 테스팅의 중심지로 육성, SW융합산업 지역 랜드마크로 구축할 계획이다.
채종규 DIP 원장은 “대경권의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얻는다면 향후 2017년에는 우리나라가 SW융합산업분야 5대 강국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SW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나선 동남권
최근 동남권 SW산업은 융합SW 개발과 신시장 개척이라는 두 가지 흐름으로 요약된다.
선박용 부품 등 조선기자재 설계분야에서 항만운영SW와 조선해양SW는 동남권 SW업계의 가장 큰 먹거리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조선 물량 감소로 지역 SW업체들은 직간접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SW업체들은 해양플랜트용 SW와 레저용 선박SW 등 새로운 대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 기기를 접목한 틈새 융합SW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해외판로 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부산정보기술협회(회장 김삼문)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과제발굴연구회 사업을 확보, 현재 `해상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신성장동력 WISE Ship(와이즈 십·레저선박) 기반기술 개발연구회`를 운영 중이다. 협회 내 해양IT분야 10개 기업이 참여하는 연구회는 레저선박에 사용하는 각종 틈새 SW와 IT기기를 기획·발굴해 비즈니스화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과 일본 기타큐슈 지역 IT기업 간 비즈니스교류회인 부산국제비즈니스협회(BIBA)도 최근 교류 범위를 기타큐슈 및 후쿠오카에서 나고야까지 확대했다.
경남 지역 SW업계는 로봇콘텐츠 등 로봇 관련 SW개발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경남도와 창원시는 정부 지원 아래 경남 마산로봇랜드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남 마산로봇랜드의 성공적 조성과 자리매김은 경쟁력 있는 로봇콘텐츠 개발과 적용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경남도와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은 이를 위해 지역 IT·SW기업의 로봇용SW와 콘텐츠 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