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터치스크린패널(TSP) 테두리(베젤) 인쇄 단차를 획기적으로 줄인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스마트폰 업계는 제품 디자인의 고급화를 위해 테두리를 다양한 색으로 인쇄하는 추세다. 그러나 기존 인쇄 방식은 두꺼운 인쇄 단차와 낮은 공정 수율이 문제였다. 이번 기술은 인쇄 단차 축소와 공정 수율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 전문 업체 에스엘(대표 박명선)은 근래 흰색 잉크의 인쇄 단차를 최대 15마이크로미터(㎛)까지 줄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통상 TSP 테두리를 흰색으로 인쇄하기 위해서는 30㎛ 이상의 단차가 발생한다. 흰색은 검은색에 비해 은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색을 뚜렷하게 구현하기 위해 수차례 인쇄 공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여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잉크를 사용해 박막 인쇄를 구현한 것”이라며 “검은색은 최대 5㎛까지 두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엘은 공정 수율도 확보했다. 그동안 인쇄업계는 TSP 테두리를 흰색으로 인쇄하는 경우, 자외선(UV)코팅 공정을 추가했다. 단차 사이의 홈을 메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UV코팅이 빛을 반사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이 왜곡되고, 두꺼운 코팅이 산화인듐전극(ITO) 증착을 방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인쇄 단차가 낮기 때문에 UV코팅 공정이 필요없다”며 “원천적으로 불량 발생 요소를 없앤 셈”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공정 수율은 85%에 달한다.
에스엘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 TSP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총 6억원을 들여 클린룸과 인쇄 기계 등 생산설비를 확충, TSP용 비산방지필름 기준 월 200만개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내년 초까지 20인치 이상의 대형 TSP 강화유리에 직접 색을 인쇄할 수 있는 공정 설비도 마련한다. 박명선 사장은 “스마트기기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TSP 테두리 인쇄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독자기술로 시장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은폐력=도료가 바탕이 되는 물질의 색을 감추는 능력. 통상 일정한 표면을 칠해 완전히 은폐하는 데 필요한 도료의 양으로 표시.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