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와 세계 과학자들이 과학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기술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정길생)이 개최한 `세계 과학한림원서울포럼(IASSF)이 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IASSF는 과학기술계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선진국 과학한림원 네트워크다. 행사에서는 역대 노벨 물리·화학·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석학이 참여해 자신의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각 분야에서 세상을 혁신시키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루이스 이그나로 미국 UCLA 교수는 `특별한 기체 신호 분자의 역사와 발견 :산화질소`란 주제로 생리의학 분야에서 인간의 삶을 증진시키는 방법론을 소개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산화질소 같은 기체도 새로운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생리의학 분야에서 산화질소의 기능을 규명해 심혈관 질환의 진단·예방·치료를 위한 지금까지 없었던 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심장혈관 시스템 내에서 산화질소의 역할을 밝혀낸 공로로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그나로 교수의 `산화질소의 역할` 연구를 토대로 만든 대표 제품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200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저 콘버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진핵 전사의 분자기초`란 주제로 강연했다. 전사는 디옥시리보핵산(DNA)가 리보핵산(RNA)로 바뀌는 과정을 의미한다. 콘버그 교수는 “전사 과정은 인간의 생명활동에 가장 근본적인 과정 중 하나지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체계로 작용한다”며 “삶의 이해를 위해 전사 과정의 전체적 개념 재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벨 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맷 존슨 스웨덴 고텐버그대학 교수(건국대 초빙교수)는 나노와 양자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메조스코픽(거시와 미시 중간 상태)` 물리학을 소개했다.
기조 강연에 이어 해외 26명, 국내 24명 등 총 50여명의 과학자가 각 분야에서 최신 연구 동향을 발표했다. 정길생 과기한림원장은 “각 나라에서 요구하는 과학기술계 발전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며 “사회 발전과 다음세대를 위한 미래 지향적인 과학기술 포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 이틀째인 2일에는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대니엘 쉑터만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와 김성호 UC버클리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는다. IASSF 원탁회의에서 이현구 대통령실 과학특보(한림원 이사장), 박원훈 아시아과학한림원연합회(AASSA) 회장을 비롯해 미국·독일·프랑스·스웨덴·캐나다·인도 등 6개국 한림원 대표가 참석해 `과학 혁신을 위한 한림원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