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엔코아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 회사는 무엇보다 자사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내 토종 소프트웨어(SW)까지 함께 공급하는 등 상생협력 전략을 통한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31일 엔코아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법인 설립 이후 순수 데이터 컨설팅 서비스로만 2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국내 SW 기업 가운데 컨설팅 서비스로만 중국서 이 같은 금액을 달성한 곳은 드물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서비스로만 1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게 목표다.
엔코아의 이 같은 실적은 절대적인 수치로 봤을 땐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면에는 의미 있는 성과가 숨겨져 있다.
이 회사는 제니퍼소프트, 알티베이스, 티맥스소프트, 포시에스, 웨어벨리 등 자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 SW 기업들의 솔루션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컨설팅 작업 시 공동 제안하고 있다. 국산 SW 업체의 중국 현지 `에이전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략으로 엔코아는 중국 최대 전사자원관리(ERP)업체인 킹디(Kingdee)와 데이터 컨설팅 서비스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사 서비스와 함께 국산 솔루션을 대거 소개했다. 킹디는 80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1위 ERP업체다. 최근 국산 데이터베이스(DB) 업체인 알티베이스는 이 회사와 2차 포팅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중국 정부에서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국방 분야 정보화 사업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엔코아의 서비스와 국내 솔루션 4개 이상이 함께 공급된다. 현재 프로젝트 범위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별 문제없이 최종 계약까지 이뤄진다면 이는 국산 SW의 중국 정부 사업 첫 진출 사례가 된다.
이 외에도 엔코아는 제니퍼소프트와 대형 중국 고객사 6군데에 개념검증(PoC)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공급 계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엔코아는 자사 설립이후 고객 요청이 늘어나자 현지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했다. 북경에 위치한 법인 사무실도 기존보다 3배 넓은 곳으로 최근 이전했다. 내년엔 현지 인력을 2배 이상 더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는 현지인력 4명과 국내 컨설턴트 6명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상생 모델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자 최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명분으로 이들에게 지원금 일부를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집 엔코아 팀장은 “중국 기업들이 오라클 등 미국 솔루션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국산 솔루션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이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아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