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중소기업 미국진출 지원 `효과 만점`

#자동차용 머플러 업체인 휘일(대표 유태승)은 연매출 2만달러도 안되는 중소기업이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비스티온을 3년이나 노크했지만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08년 텍사스주립대(UT) 프로그램 지원기업으로 선정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도와 텍사스주립대가 보증하자 비스티온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결국 비스티온과 자동차 머플러용 알루미늄관 공동개발 및 독점공급 협약을 체결, 올해부터 연간 400만달러씩 10년 이상 공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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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운데)와 UT 프로그램 관계자 및 4차연도 지원기업들이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디지에스 김도희 사장은 사업실패로 인한 신용불량자였다. 비행기 티켓을 끊을 돈도 없던 그에게 UT 프로그램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덕분에 TRW와 접촉, 기술력을 인정받아 1차벤더로 등록할 수 있었다. 그러자 국내 자동차업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 내수물량을 소화하느라 수출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가 됐고 디지에스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올린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기도가 미국 텍사스주립대와 함께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대미 수출지원사업 `경기도-UT 기업지원 프로그램·이하 UT 프로그램`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UT 프로그램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미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미국 텍사스주립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상업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사업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까지 4년간 지원한 기업은 총 51개사. 이 가운데 40개사가 맺은 수출 협약 총액은 8609만달러에 달한다. 지금까지 수출 금액은 1차연도 기업 787만달러와 2차연도 기업 62만달러, 3차연도 기업 80만달러를 포함해 총 929만달러 규모다.

물론 수출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기술력과 품질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차연도 기업인 휘일은 미국 비스티온과 협력을 추진한지 3년만인 올해 700만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2차연도 기업 케이엔알시스템도 지난해 5월에야 미국 링크와 자동차 내구성 시험장비 공동마케팅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링크 해외 판매망을 통해 판매키로 해 대형 수출실적은 내년부터 나올 전망이다. 경기중기센터는 이런 형태의 수출이 이어져 향후 2년간 4815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UT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들 반응도 뜨겁다. 1차연도에는 91개사에 불과하던 참여신청 기업이 2차년도에는 170개사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224개사에 달했다. 올해 진행한 5차연도 기업 선정에는 참여 신청을 조기 종료했음에도 218개사가 몰려 1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도는 기업 요구를 수용해 4년차인 지난해부터 지원 대상을 12개사에서 15개사로 늘렸고, 지원기간도 12개월에서 15개월로 연장했다.

경기도는 31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5차연도 기업 15개사에 인증서를 수여하고, 4차년도 기업 수출협약식을 거행했다. 협약식에서는 엔씨엘이디가 미국 2위 LED업체인 LED모듈과 공동개발 및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바우텍·바이오인프라·케이디티시스템즈·한랩 등 5개사가 2064만달러 규모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휘일과 아하정보통신이 각각 1000만원의 성공기부금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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