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ICT비전]ICT기술거래소,콘텐츠코리아랩 `눈길`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정보통신기술(ICT) 최강국 비전`은 ICT를 과학기술과 함께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양대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박 후보는 “창조경제는 창의력과 상상력에 기반한 과학기술과 ICT로 경제를 운영해 신성장동력과 새로운 일자리, 시장을 만드는 정책”이라며 “한 축은 과학기술, 다른 한 축은 ICT”라고 강조했다.

◇SW와 콘텐츠에 방점

박 후보는 토론회 내내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에 힘을 실었다. 그는 “ICT를 창조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SW와 콘텐츠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부분은 정부가 선도해 적극적으로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하드웨어(HW)를 중시해 SW 경쟁력이 약했던 점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SW와 콘텐츠 같은 ICT 서비스업을 ICT 제조업과 균형을 이루도록 취약한 분야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ICT기술거래소도 진일보한 구상이다.

박 후보는 △SW 제값 주기 △가격보다 기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입찰제도 개선 △불공정 거래 환경 개선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설립 계획을 밝힌 `콘텐츠코리아랩`도 주목받았다. 콘텐츠코리아랩은 기금·행정지원 중심의 기존 콘텐츠산업 진흥책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콘텐츠 창작의 장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콘텐츠 아이디어 거래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콘텐츠 제작 인큐베이팅을 수행하는 기구`다.

◇방송 시장 변화 예고

박 후보는 통상적으로 정보통신기술을 뜻하는 `ICT`를 말하면서도 `정보통신방송` `정보방송통신` 등의 용어를 함께 썼다. 방송의 산업적 가치를 높게 보고 ICT와 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 후보는 방송 관련 법제도 정비를 시사했다. 스마트폰, 인터넷, 휴대형단말기 등 실질적인 N스크린 시대가 열리는 것에 맞춰 방송법도 개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들쑥날쑥한 유료방송 법체계를 일원화하고, 혼란이 반복되는 IPTV 규제도 개선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이날 소개되지 않았다. 박 후보가 `방송 산업 성장 적극 지원`이라는 원칙을 내놓은 만큼 규제 강화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선 내용에 따라 지상파, 케이블, 위성, IPTV 등 각 방송사업자간 이해가 엇갈릴 전망이다.

공공성 측면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만들고, 그 결과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공론기구 형태는 언급하지 않아 향후 참여주체와 논의 방식 등을 놓고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CT 전담부처 설립

가장 관심을 모은 ICT 전담부처 설립 관련, 박 후보는 정책발표 순서에서 `신설 적극 검토`라는 용어를 썼다. 앞서 과학기술 전담부처 미래창조과학부 설립 발표 시에는 `검토`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아직 ICT 전담부처 명칭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이해관계자 반발을 우려해 여지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측은 이와 관계없이 사실상 신설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 ICT정책을 수립한 윤창번 새누리당 방송통신추진단장은 토론회 후 별도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ICT 전담부처를 신설) 하겠다는 말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후보는 행사장을 떠나는 과정에서 한 청중이 정확한 부처 설립 입장을 묻자 “하겠다는 이야기죠”라며 사실상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대변인실도 보도자료에서 “전담부처 신설과 함께 국정책임자의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ICT 정책 기능이 분산된 현 거버넌스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칸막이식 정책으로 인해 의사결정속도가 늦고 창조경제 기반 구축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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