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밥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이 맡은 `테크놀로지그룹` 신설이다. 무선 관련 연구개발과 반도체 개발 부문을 통합해 향후 애플 하드웨어(HW)에 적용될 선행 기술을 확보하는 조직이다.
특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 조직의 역할에 업계 시선이 집중됐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핵심 반도체 독자 설계 및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왔다. 아이폰5에 탑재한 차세대 AP `A6`는 그간 축적한 반도체 설계 능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단순 파운드리(수탁생산)만으로 축소하면서, TSMC 등 다른 업체로 생산을 다변화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애플은 HW 및 소프트웨어(SW) 디자인에 이어 핵심 부품까지 독자 개발 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크놀로지그룹은 AP를 포함한 반도체 및 무선 솔루션 분야에서 애플의 독자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티브 잡스 생전 팀 쿡 현 CEO와 함께 잡스의 쌍두마차로 불리다가 지난 6월 은퇴를 시사했던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이 이를 번복하고 다시 현업에 복귀했다.
팀 쿡 CEO는 테크놀로지그룹 신설과 관련해 “무선 및 반도체 팀을 통합한 테크놀로지그룹은 두 분야에서 더 높은 차원의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은 2년간 애플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맨스필드 후임으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맡은 댄 리치오 수석부사장과 제프 윌리엄스 수석부사장의 COO 역할과 업무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HW 개발 및 공급망관리(SCM) 전략이 테크놀로지그룹의 선행 개발과 별개로 운영된다는 의미다.
애플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테크놀로지그룹 신설은 맨스필드 수석부사장의 이직으로 발생할 기술 유출 등 역풍을 막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기존 HW 개발 및 부품 공급망 관리에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