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개발(R&D) 투자 감소가 일자리를 크게 줄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 순환출자 금지가 국내총생산(GDP)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하준경 한양대 교수에 의뢰해 `기업 R&D 투자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업 R&D투자가 1조원 줄어들면 약 1만6000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2010년 기준 32조원 규모인 기업 R&D투자는 R&D 인력 26만4000명을 포함, 51만여명 고용을 유지하는 셈이다. 하준경 교수는 “기업 R&D 투자는 유형 자산 투자보다 11.6배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R&D 일자리뿐만 아니라 관련 다른 일자리까지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일본·독일 등 GDP 대비 기업 R&D 투자가 많은 국가는 실업률이 낮다. 이는 기업 R&D 투자가 기업 경쟁력 향상을 넘어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이 주장은 국회에서 R&D 투자세액 공제 폐지와 축소 움직임을 보여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경련 측은 “R&D 세액공제를 축소하면, 단기적으로는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며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인 일자리 창출은 R&D 투자를 통한 제품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 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한국 기업지배구조 현황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대기업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국내총생산(GDP)이 2%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환출자 해소 비용을 14조6000억원 정도로 최소화하더라도 신규투자·일자리 감소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GDP가 2%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오 교수는 “순환출자가 금지되면 대주주의 안정적인 경영이 어려워져 국내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며 “기업은 신규 투자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기업 R&D와 실업률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통계청과 OECD자료 인용)
【표】R&D 세제 지원 폐지·축소 여파 개념도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