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탈 정유` 속도낸다

SK이노베이션이 `탈 정유`로 경영기조를 바꿨다. 기름값의 고공행진 속에 기름만 팔아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4% 이하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석유화학·윤활유·2차전지 3개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탈 정유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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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부문을 통해 `2020년 매출 290조, 영업이익 14조원의 기술기반 글로벌 종합에너지 기업` 달성하겠다는 의지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공장으로 경쟁력을 잃은 인천공장을 파라자일렌(PX) 등 화학전문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상반기까지 인천공장에 1조6215억원을 투자해 PX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고기능, 친환경 플라스틱 등 기술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사업 호조와 중국, 러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가동에 들어간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울산 내 하루 2만6000배럴의 윤활기유 생산규모를 갖춘 제3윤활유 공장으로 세계 고급 윤활유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또한 스페인 렙솔사와 합작해 2014년까지 스페인 카타르헤나에 하루 1만2000배럴의 윤활유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2차전지 행보도 잰걸음이다. 지난달 서산에 준공한 배터리 공장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전극·셀·팩까지 일관 양산하는 체계를 완비한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전극 800㎿h, 조립 200㎿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 공장 준공으로 서산-증평-대전의 배터리 삼각 벨트를 구축하며 연구개발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리튬전지용 분리막) 및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까지 배터리 서산 공장의 생산규모를 현재보다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향후 전기차 15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3GWh규모의 양산체제를 국내외에 구축해 전기차 배터리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구자영 사장은 “곧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상품 등 파생되는 비즈니스 모델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진화로 2015년이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져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매출액은 18조5067억원, 영업이익은 6487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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