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에서 낸 이익으로 이자 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이 그렇지 않는 기업(1배 이상)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 속출에 따른 금융권 `부실감염`이 우려된다.
16일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경기부진으로 기업 부실위험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개 업종 중 7개 업종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이 업계 부채의 50% 이상을 점했다. 갚을 능력이 없는 기업이 오히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기업(3.9→3.4배)과 수출기업(2.9→2.8배)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고 있다.
상장사 전체적으로도 이자 갚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23곳(금융사 제외)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26.4%나 됐다. 상장기업 4곳 중 1곳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5곳 중 1곳(21.6%)보다 악화했다.
15개 업종 가운데 무려 13개 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 특히 건설업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0.5배에 그쳤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단기간 내 대규모 연쇄 도산 가능성은 작지만 부실이 심화하며 지급불능에 빠지는 기업이 장기간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연결되면 신용공급 축소→실물경제 위축→기업부실 확대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