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곤의 재미있는 특허 이야기]<1>특허의 효시, 르네상스

지식 경제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다. 기술 혁신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든 게 특허법이다.

서양 특허 역사를 보면, 기원전 500년 그리스에서 새로운 요리를 발명한 사람에게 독점권을 줬다는 얘기도 있으나 서양 특허 역사 효시는 르네상스 시절인 1474년 베니스에서 시작 된 것으로 알려진다. 베니스 공화국은 새로운 기계를 발명하면 공화국에 신청해 10년 동안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발명을 비밀로 숨기지 말고 국가에 공개하면 제한된 독점 대가를 준 것이다. 첫 번째로 실크짜는 공정에 대해 특허를 부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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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0년 미국 최초 특허 `비누 용도 탄산 칼륨 제조 방법`(발명자 사뮤엘 홉킨즈)

현대 특허제도는 20년 보호 기간만 다르지 핵심은 비슷하다. 특허를 받으려면 공개하지 말고 특허청에 신청해야 한다. 공개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 예컨대 방송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특허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끝장이다. 베니스에서는 허락 없이 특허 방법이나 물건을 만들면 그 물건을 파기시켰다. 요즘에 특허 침해 판정시 생산 판매 금지명령과 비슷하다.

영국은 1623년 독점 조례를 제정하면서 14년간 특허권을 명시했다. 유럽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술이 뒤떨어져있던 영국은 특허권을 성문화해, 기술 부흥과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된다. 미국 특허 역사도 찬란하다. 1787년 건국 헌법에 특허가 명시돼 있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국무장관 시절 초대 특허청장을 하면서 1790년 첫 특허를 인정했다. `특허는 천재성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한 링컨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특허를 등록했다. 수심이 낮은 강에서 선박을 진전 시키는 방법에 관한 특허다.

1840년 사뮤엘 모스는 전신을 발명해 특허를 받았다. 처음에 모스는 전자기파를 이용한 모든 통신을 독점한다는 넓은 청구항을 신청했다. 특허청은 이를 거절하고 특정 부호를 이용한 통신에 대해 특허를 부여했다. 특허란 정부와 개인 사이에 제한권 독점권의 범위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정해진다는 원칙이다.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은 특허를 못 받을 뻔 했다. 1876년 2월 14일 벨이 특허를 신청한 같은 날 엘리샤 그레이가 두 시간 늦게 신청을 해서 누가 먼저 발명을 했는지 시비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미 특허청은 벨의 손을 들어 주었고 AT&T 회사를 탄생시켜 통신 산업의 시대를 열게 됐다. 이처럼 특허 제도는 서양에서 산업 발전 원동력이 됐다.

ck.ko@i-discov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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