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특허청/뇌물 공여 LG CNS에 일감 몰아줘

◇“뇌물 공여 LG CNS에 일감 몰아줘”

특허청이 뇌물 공여로 입찰 경쟁 부정당업자로 제재 처분을 받은 LG CNS에 수백억원대 사업을 맡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정희 의원(민주통합당)은 10일 특허청 국감에서 “뇌물공여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입찰에 관여한 대기업에 어떻게 국가 기관이 계속해서 사업을 줄 수 있느냐”며 “이는 특허청 스스로가 부도덕한 집단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LG CNS 간부가 특허넷 등 상용 소프트 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특허청 사무관에게 뇌물 6000만원을 공여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자 특허청은 같은해 8월 16일 조달청에 LG CNS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조달청은 4개월 후 LG CNS에 제재 결정을 통보했다.

전 의원은 “특허청 스스로가 지난해 조달청에 LG CNS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요청했음에도 불과 보름 뒤인 8월 31일 LG CNS와 60억원 규모의 `2011년 제1차 전산자원 도입 사업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12월 특허넷 특허행정시스템 운영 위탁사업 계약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7월에도 LG CNS와 67억원 규모의 3세대 특허넷 3차년도 구축사업을 체결했다”며 “특허청이 공공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성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기업이 부도덕한 행위를 하고도 법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사업권을 따내는 것에 대해 공공기관마저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입찰에 관여한 기업에 대해 입찰경쟁 참여 제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허청은 “특허넷 특허행정시스템 운영 위탁사업 계약건의 경우 당시 LG CNS에 제재 처분이 내려졌지만 LG CNS가 행정법원에 제재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후 처분 효력 정지로 결정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3세대 특허넷 3차년도 구축사업 계약건 역시 입찰 제한기간인 6개월을 넘겼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특허청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 늘어”

최근 5년간 특허청에서 퇴직한 서기관(4급) 이상 공무원 중 10%가 넘는 인력이 특허청 산하기관이나 협회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채익 의원(새누리당)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재산등록대상 간부 및 임직원 퇴직 후 재취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7년부터 올 9월까지 퇴직한 특허청 소속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177명 가운데 25명이 산하기관에 재취업했다.

이들 중 3일 이내 자리를 옮긴 사람은 13명이고 퇴직 당일에 재취업한 사람도 3명이나 됐다.

고위 공무원 재취업률도 2009년 이후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퇴직자 17명 가운데 29.4%인 5명이 산하기관이나 협회에 재취업했다.

이 의원은 “공기업 인사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지만 낙하산식 인사 관행은 여전하다”며 “특허청은 발명가, 기업, 연구기관 등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로 운영되는 만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평한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청 심사관 해외훈련보고서 베끼기 만연”

특허청 심사관들의 해외 훈련 보고서 베끼기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12년째 공로연수식으로 운영돼 온 심사관 해외훈련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현재 의원(새누리당)은 10일 특허청 국정 감사에서 “지난 3년간 특허청 심사관 해외훈련 결과보고서 84건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베끼기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심사관 해외 훈련 보고서 표절사례 4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심사관들이 훈련 소감을 몇 년간 똑같이 베껴 쓰거나, 특허청이 발주한 용역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표절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 의원은 “총 5명을 보냈던 2009년과 2010년 `미국 특허 로펌(BSKB)` 훈련보고서 교육 소감 중 90% 이상이 같은 단어나 문장으로 이뤄졌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08~2010년 매년 보냈던 미국 프랭클린 피어스 법률센터 IPSI 과정에 대한 3개 훈련 소감서는 모두 똑같이 작성됐다”며 “2010년 IPSI 보고서 중 연구 과제 방향의 경우 2009년 특허청에서 발주한 용역보고서 대부분을 그대로 복사해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공로연수식으로 운용되는 심사관 해외 훈련제도를 개편해 자격 있는 심사관에게 혜택을 주고, 훈련보고서 등 결과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 정부 예산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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