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웅진케미칼`…영욕의 40년 세월 또 다시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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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사태가 터지면서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웅진케미칼이 또 다시 비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뜻하지 않은 대외 악재로 여러 차례 겪었던 흥망성쇠가 재현되는 양상이다.

웅진케미칼의 역사는 지난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일모직 경산공장을 모태로 도레이 등 일본 자본과 합작 형태로 설립된 제일합섬이 웅진케미칼의 모태다. 혼방·방적·폴리에스터 등을 생산하며 성장하던 제일합섬은 지난 1995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삼성가(家)에서 분가되며 새한그룹으로 적을 바꾼 것이다.

새한미디어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남인 이창희 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제일합섬이란 이름도 인수 후 1997년 ㈜새한으로 변경됐다. 새한은 당시 새한미디어와 함께 그룹의 중심축이 됐다. 각각 국내 화섬 업계 선두 주자와 영상·음향 테이프 분야 세계 1위였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섬유 산업의 침체와 그룹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새한도 지난 2000년 워크아웃에 몰리게 됐다. 뼈를 깎는 고충을 겪은 끝에 새한은 자생력을 회복하고 희망찬 각오로 새 주인 웅진그룹을 만났다. 웅진그룹은 지난 2008년 1월 새한을 인수, 사명을 웅진케미칼로 바꿨다.

웅진케미칼은 섬유소재 분야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 3대 수처리 필터 업체로 떠오르며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규모로는 웅진코웨이에 이어 웅진그룹 내 두 번째 지위에 올랐고, 건실한 수익 구조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극동건설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웅진그룹 전반으로 번지면서 웅진케미칼은 과거의 씁슬한 기억을 또 다시 떠올리게 됐다.

웅진케미칼의 향배는 복잡하다. 이 회사 지분 46.3%는 웅진코웨이가 보유 중이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의 유동성 위기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고 웅진코웨이가 가지고 있는 케미칼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택하면서 모든 계획은 중단된 상태다. 웅진홀딩스 측은 “웅진케미칼 지분 인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법원 및 채권단 등과 협의가 필요해 당초 복안들이 전면 재검토될 수 있다. 웅진케미칼 지분의 제3자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웅진케미칼의 앞날은 우선 급한 불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승인 여부와 웅진코웨이 매각 논의가 진척된 이후 가시화될 전망이다.


1972년 제일합섬 설립

1977년 기업공개

1980년 기술연구소 개소

1982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

1994년 국내 최초 역삼투분리막 개발

1995년 새한미디어 제일합섬 인수. 제일합섬 삼성그룹서 분리

1997년 제일합섬 ㈜새한으로 사명 변경

2000년 새한 워크아웃

2003년 내오염성역삼투분리막 세계일류상품선정

2008년 웅진, 새한 인수. 웅진케미칼로 사명 변경

2009년 해수담수화용 16인치 역삼투분리막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

2012년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

웅진코웨이 46.3%

윤석금 8.84%

웅진그룹 특수 관계인 1.43%

우리사주 0.18%

기타 43.25%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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