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가 내년 연구개발(R&D)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장기 불황 우려에도 IT대기업 선전과 침체기에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도전(벤처)정신이 작용했다. 전문가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IT벤처 실적이 악화한 만큼, 혁신적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지식경제부와 벤처기업협회가 공동으로 1800개 IT벤처를 대상으로 조사한 `IT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년 평균 투자규모는 3억800만원으로 올해 목표치 2억8900만원보다 6.7%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투자 목표가 지난해 실적치 2억7900만원과 비교해 3.8% 증가에 그친 것을 고려할 때, 내년 증가율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상당히 높게 잡은 셈이다.
R&D투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1800개 IT벤처 내년 평균 R&D 투자규모는 2억1900만원으로 올해 1억9300만원보다 13.5%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에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8300만원에서 내년 7700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해외투자 규모도 올해와 내년 각각 800만원과 900만원으로 1000만원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1200만원에 비해 30%대 감소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해석된다.
과감한 R&D 투자로 벤처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벤처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은 3.1%로 2010년 3.0%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은 각각 1.5%와 0.8%였다.
IT벤처가 장기 불황 우려에도 R&D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침체기에도 투자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장흥순 서강대 미래기술융합연구소 원장은 “중견벤처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R&D투자를 계속 늘린다”며 “정부는 과감한 투자에 나선 벤처를 위해 신시장 창출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용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차기 정부가 IT와 소프트웨어(SW) 등 첨단 IT서비스산업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며 “우리 경제구조가 첨단 IT서비스 중심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는 과감한 R&D 투자계획과 별도로 전체 벤처의 45.1%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창호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벤처는 항상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지금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IT벤처기업 연도별 투자 추이 및 계획(단위:백만원)
※자료:벤처기업협회(2012년과 2013년은 예상치)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