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를 예고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 성능과 출시 시점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9일 경기도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한국전자정보통신대전(KES 2012)은 OLED TV 경쟁을 벌이는 두 회사에 운명의 날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완성한 55인치 OLED TV를 같은 공간에 나란히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인까지 두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 모두 신경을 곤두세웠다.
삼성전자는 부스 최전방에 OLED TV 하이라이트 존을 구성, 하나의 패널에서 두 화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듀얼뷰 디스플레이 기능을 선보인다. 총 8대의 OLED TV를 현장에서 공개한다.
LG전자는 10대가 넘는 OLED TV를 전시장 메인부스에서 보여준다. 별도 OLED TV존을 구성하고 최고 화질감을 극대화하는 TV 조형물도 설치한다. LG전자는 초고해상도 UDTV도 있지만 OLED TV를 주요 경쟁 품목으로 보고 전시에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OLED TV를 누가 먼저 출시하는지로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며 “일반인의 직접 비교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전자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D`와 `스마트`로 TV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온 삼성과 LG는 OLED TV 출시 시점을 놓고도 피 말리는 대결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TV에서 올해까지 7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확정적이다. `LED-3D-스마트`로 이어온 TV의 컨셉트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OLED TV 선제 출시가 필요하다.
LG는 최근 구본무 회장이 주요 산업기술 `선도 경영`을 선언하면서 OLED TV를 시장에서 앞서가야 할 대표 품목으로 꼽았다. 그룹 회장의 특명까지 내려지면서 LG전자도 OLED TV에서 밀릴 수 없다. 또 LG전자는 TV에서만큼은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와 대등하거나 우위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OLED TV를 먼저 출시하면서 `선도자` 이미지를 확보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OLED TV와 관련, 두 회사 간 기술공방과 소송전도 격화되고 있다. 삼성은 RGB, LG전자는 W RGB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패널을 제작하고 있다. 색감 구현, 생산 수율 등을 놓고 서로 자사 기술의 우위를 강조하는 공방을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와 관련해서 소송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의 연구원들과 핵심기술을 LG디스플레이가 조직적으로 빼갔다며 소송을 걸었고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의 O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제기 중이다.
제품 출시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제품을 대량 생산할 만큼의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내부에서도 발열이나 패널 수율 등에서는 아직까지 양산에 나설 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는 두 회사의 OLED 패널 생산 규모는 4만대 수준이지만 지금 기술로는 연말까지 월 2000대 생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OLED TV는 글로벌 1, 2위 업체가 경쟁하는 차세대 TV의 대표 아이템”이라며 “삼성과 LG전자가 기술력과 출시 시점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표. OLED TV 세계시장 규모 추정(단위: 대)
*자료: 디스플레이서치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