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으로 요금 바꾸자? 분위기가...

이동통신 요금 체계 개편 논의가 공론화 단계로 나아갔다. 현 음성 중심 요금 체계를 데이터 중심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된 가운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이에 가세했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을 시작으로 국회도 데이터 중심 요금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을 거론했다. 데이터 요금제는 요금제별로 일정한 데이터량을 할당, 음성과 문자 등 이용량에 따라 데이터를 차감하는 총량제 방식이다.

◇KISDI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 불가피”

KISDI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모바일 기기 이용 형태 변화에의 대응과 데이터 중심의 수익구조 마련을 위해 요금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나상우 KISDI 전문연구원은 4일 발표한 `이동통신사업자의 데이터 중심으로의 요금제 개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음성 통화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지만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이통사 주요 수익원인 음성서비스 매출 감소와 음성­데이터 간 비용 및 수익구조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은 “음성-데이터 간 비용·수익구조 불일치 확대가 네트워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음성·문자·데이터 통합형 요금제 전환을 △중기적으로 데이터 트래픽 관리를 통한 데이터 매출 증대를 △장기적으로 음성-데이터 간 비용·수익구조 불일치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통사 “요금 체계 개편은 필수”

이통사는 음성 요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데이터 요금을 올리고 음성 요금을 내리는 `재조정`이 선결요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성과 문자, 데이터가 All IP로 이뤄지는 시대에 맞는 요금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통사 고위관계자는 “음성은 원가보다 높게, 데이터 요금은 원가 이하로 매우 낮게 책정됐다”며 “현재 요금 구조는 데이터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음성 수익이 충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 음성 위주의 요금제가 네트워크 진화에 따른 트래픽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트래픽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망 투자 부담이 가중됐지만 상대적으로 데이터 이용 요금이 저렴해 수익 창출은 물론이고 재투자 어려움이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망과 과제는

이통 산업 특성과 망 투자를 통한 인프라 고도화를 감안할 때 데이터 중심 요금체계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 같은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요금제가 구체화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총량제 방식에 대한 거부감 해소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데이터 요금제 마련 등이 수반돼야 한다. 상호접속체계 등이 상이한 만큼 글로벌 사례 벤치마킹도 여의치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도입 가능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한 확답을 회피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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