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가 지난달 28일 스마트패드 `넥서스7`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예상됐던 자체 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글플레이`가 아닌 롯데마트와 하이마트를 통한 간접 유통 방식이었다.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도입된 구글플레이를 통한 직접 유통이 한국에서만 좌절된 셈이다. 구글은 직접 유통을 위해 지난해 구글페이먼트코리아유한회사까지 설립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소비자나 구글 모두 불편한 간접 유통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직접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구글코리아가 한국 내 전자결제대행(PG) 사업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립한 구글페이먼트코리아유한회사를 국내 PG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국내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서버를 국내에 둬야 한다는 규정에 걸렸다. 구글페이먼트코리아는 구글코리아의 아웃소싱회사로 서버가 해외에 있다.
정부는 지난해 농협 해킹사고 이후 전자금융거래법상 PG업 설립기준을 강화했다. 사업자 서버를 국내에 둬야 하며, 보안 인력도 일정 수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구글이 자체 PG 사업 자격을 얻지 못해도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 신용카드 업체를 통하면 구글플레이에서 `넥서스7`을 판매할 수 있다. 구글은 이마저도 포기했다. 해외 결제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하는데다 해외에서 온라인 사고가 벌어졌을 때 구글코리아에서 보호해줄 수 없다는 이유다. 국내에 출시된 249달러짜리 16GB 넥서스7을 구매하면 환율 변동과 해외 결제 수수료 때문에 국내 가격으로 고지된 29만9000원보다 비싸질 수 있다. 도용된 신용카드로 넥서스7을 대량 구매하는 온라인 사고가 해외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사인 애플코리아는 해외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온라인에서 `아이패드` 등을 판매한다. 그런데도 구글이 이를 포기한 것은 향후 구글페이먼트코리아의 서버를 국내 들여오는 등 직접 유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도 “구글 플레이에서 넥서스7 판매는 PG 등록 등의 문제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를 통한 판매가 잠정 보류된 것이고, 향후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는 뜻이다.
구글이 직접 유통에 미련을 가지는 것은 일반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스마트패드는 고가여서 결제 수수료 수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구글플레이를 통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결제 수수료를 직접 챙기겠다는 포석이 담겼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