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데이터센터 이전, “넋 놓고 있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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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데이터센터 이전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내년부터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공공 정보화사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데이터센터 이전을 책임질 전문 업체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148곳 중 9곳이 이전을 완료했고 139곳이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한다. 국토해양인재개발원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이전을 추진한다. 이후 2014년까지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LH공사 등 대규모 공공기관이 모두 지방으로 이전한다.

문제는 전산업무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하는 시기에 이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11월 24일 대기업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IT서비스 기업의 공공 정보화사업 참여를 전면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이전을 컨설팅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줄 기업이 한국IBM 등 일부 외국계 IT업체로 대폭 축소된다. 중소 IT서비스 업체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이전을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견해다.

데이터센터 이전은 분석(현황조사)을 포함한 정보전략계획(ISP)을 바탕으로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사전 테스트도 진행해야 한다. 이전을 위해서는 무진동차량을 갖춘 운송업체와 장비를 설치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 등 여러 협력업체가 필요하다. 이 모든 업무를 지휘할 컨트롤 타워 업체 없이 데이터센터 이전은 불가능하다.

데이터센터 무중단 이전 전문가인 정학종 한국IBM 상무는 “경로와 시간 등을 고려하고 이전 도중에 생길 위험을 미리 예상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하지만 대형 IT서비스 업체 외에 이 모든 업무를 책임질 경험과 역량을 갖춘 업체는 국내에 몇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명교 LG CNS 솔루션사업본부 전문위원 역시 “설령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참여한다 하더라도 100여개 공공기관이 짧은 기간 안에 데이터센터를 이전하기는 어렵다”이라며 “데이터센터 이전을 이삿짐 나르듯 단순하게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러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이전이 비슷한 시기에 몰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이전은 주로 주말을 낀 연휴에 진행한다. 2013년과 2014년에 3일 이상 연휴는 2013년 네 번, 2014년 여섯 번 등 총 열 번이다. 열 번의 연휴 기간을 139개 공공기관이 효율적으로 분배해 이전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공공기관이 데이터센터 이전 준비를 앞당기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진 한국전력 ICT기획처장은 “데이터센터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른 시일 안에 데이터센터 이전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까지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자료:국토해양부

공공 데이터센터 이전, “넋 놓고 있다간 낭패”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