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해서 만든 게 어쩌다 사업으로 이어졌고 투자까지 받았습니다.” 박나라 모코플렉스 대표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지난달 말 본엔젤스로부터 3억 원을 투자 받아 이른바 `성장성 있는 회사`로 검증까지 받았다. 하지만 치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서 만든 서비스이기 보다는 필요한 걸 개선하다 보니 수익이 났다. 심지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냈다.
원래 이 회사는 `뻐꾸기 데이팅`이라는 위치기반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회원 수가 늘어가면서 고민이 생겼다. 광고를 붙이고 싶은데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광고플랫폼 회사가 없었다. 직접 광고를 모으고 순서와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왕 만든 솔루션이니 홈페이지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 올려놨다. 서비스에 목말랐던 개발사들이 하나, 둘 API를 쓰기 시작했다. 광고플랫폼 회사도 관심을 가지고 협력을 제안해왔다. 글로벌 광고플랫폼 인모비와 계약을 맺었다.
인기를 끌자 서비스를 사업으로 발전시킨 모코플렉스는 앱 개발사가 기존 광고 플랫폼만 이용할 때보다 오히려 광고 수익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강조했다. “앱 개발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서”라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대학 시절부터 네오위즈 등 여러 인터넷 회사를 거치며 개발자로 일해 온 박 대표는 “수익모델을 찾아서 어떻게 서비스를 할지보다는 지금도 어떤 편리한 기술을 붙일 수 있을까 더 고민한다”며 “좀 더 편리한 솔루션을 만들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코플렉스는 모바일 업계에서도 방송광고 미디어렙과 같은 곳이다. 이른바 모바일 광고 플랫폼 모음 서비스(메디에이션)가 사업 모델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내놓은 모코플렉스는 방송 광고와 다르게 철저하게 앱 개발사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