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30년 성장사-TV] 향후 30년 이끌 차세대TV

2000년대에 디지털TV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세계 TV 시장은 약 40년간 지속해온 브라운관 아날로그 TV를 뒤로 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CRT TV보다 훨씬 얇고 가벼운 PDP·LCD TV 보급이 급속히 확대됐고 국내 기업 주도로 TV 광원을 CCFL 대신 LED로 교체한 LED TV가 새 시장을 형성했다. LED 칩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LED TV 가격이 LCD TV와 비슷한 수준까지 형성됐고 저전력, 친환경, 해상도 등의 강점에 힘입어 주요 선진 TV 시장의 대세가 됐다.

세계 TV 시장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차세대 OLED TV 시장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디지털TV 시대가 개막한지 약 15년 만에 TV용 디스플레이가 또 한 번 세대교체를 하는 셈이다.

풀HD 해상도의 4배에 달하는 초고해상도(UD) TV는 이미 양산을 시작했다. 모두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이며 주도권을 확보했다. 40인치대 대형 TV 시장을 중심으로 종주국 일본을 제친데 이어 84인치 초대형 UDTV 시장까지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부가기능도 차세대 TV 시장 판도 변화에 주효하다. 국내 시장에서는 3D 기능에 이어 인터넷 기능을 TV에 접목한 스마트TV가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TV 제조사들도 주요 TV 신제품 대부분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차세대 TV 경쟁의 핵심은 디스플레이였다. 2013년을 기점으로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TV 운영체계(OS), 콘텐츠, 스마트 서비스, 부가 기능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가 기능의 경우 무안경 3D와 3D 홀로그램 등 한층 진화한 3D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벽걸이 TV를 넘어 빌트인 TV,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TV 개발도 가능하다.

OS의 경우 구글TV가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고 향후 출시될 애플TV가 TV 시장에 어떤 판도 변화를 일으킬지도 관심이다. 모바일 부문의 OS 경쟁이 거실로 옮겨오면서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된 것이다.

스마트 기능이 일반화되면서 스마트TV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확보 경쟁도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세계 TV 제조사들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기업 잡기 경쟁에 나선 상태다. 국가와 영역 구분 없이 제조사-OS-콘텐츠-소프트웨어에 이르는 TV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우군을 늘려 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TV 제조사 홀로 하드웨어를 앞세워 경쟁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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