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기술한류, 미래 30년을 준비 한다

기술한류로 미래 30년을 준비한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 기술의 선호도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개도국은 기술혁신 체제와 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의 전문적 진단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한류`를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 제고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자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기술한류`를 주도하는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한류 현상과 우리 과학기술계의 대응 현황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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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 `기술한류로 미래 30년을 준비한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기술한류 경쟁력이 세계시장에서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참석자들은 기술한류에 자신감을 갖고 이를 브랜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시에 기술한류 경쟁력이 세계시장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박기오 IT벤처포럼 의장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사회= 강병준 전자신문 부장

◇사회=올해로 전자신문이 창간 30년을 맞는다. 미래 30년 화두를 고민했고 `기술한류`를 선택했다. 각계 전문가와 함께 기술한류가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먼저 기술한류의 기본 개념과 현황을 소개해 달라.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글로벌 무대에서 선도하는 한국 업체가 많아지면서 한국의 과학기술에도 관심이 커졌다. 과학기술 성과가 개도국에서 매혹적 경제발전 수단으로 인정받고 한국 과학기술에 선호도와 기대도 크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향한 관심 증가는 경쟁력있는 제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애플과 겨루는 삼성 휴대폰, 선박, TV 등 과학기술 기반 제품이 대표적이다.

또 세계 기구에서 개도국에 한국 사례를 많이 든다. 월드뱅크는 지식개발의 원천으로 한국 과학기술을 소개했다. 실례로 가나와 한국의 50년 발전사를 비교했다. 5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였던 한국은 지금 2만달러로 급성장했다. 반면에 가나는 아직 몇천달러 수준이다. 원인은 기술혁신이다. OECD에서도 한국사회를 많은 개도국에 소개하고 있다. 이것이 과기 한류의 시작이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대전에 외국 수상이나 장관이 방문하면 대덕연구단지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부러워한다. 특히 개도국 방문자가 많다. 자신들도 빨리 성장하려면 과학기술 중심 지원체계를 배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멕시코 정통부 장관은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더 머물면서 많은 질문을 던졌다. 멕시코에 ETRI와 같은 기관을 만들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했다. 당연히 도와준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최빈국에서 선진국 도입부에 와 있다. 이 때문에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에게 과학기술을 전수하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경험까지 공유할 수 있다.

다보스포럼이 해마다 열리는데 대덕에서 세계적 과학기술포럼이 열리면 우리의 정책경험, 과학기술 등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역시 선진국으로 가려면 선진국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패러다임을 배워야 한다.

한국의 강점을 대표하는 단어가 `빨리 빨리`다. 이것은 적소에 빨리가는 것을 의미한다. `빨리 빨리` 적합기술을 적소에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한다면 `케이팝`에 이어 `케이테크`란 이름으로 기술한류를 이끌 것이다.

◇박기오 IT벤처포럼 의장=IT벤처 분야에서는 기술한류를 시장 확대 측면에서 바라본다. 대중가요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 남미, 유럽 전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중가요에서 대중문화로 확산돼 이제는 눈부신 경제발전의 한류로 인식되고 있다.

노래가 좋으면 가수가 좋고 또 그 나라를 향한 호감도 만들어진다. 당연히 그 나라 상품도 좋게 인식한다. 이러한 기회를 잘 포착하고 준비해 완벽한 기술한류의 세계 진출을 모색해야 할 시기다.

◇사회=한류 열풍을 이끌어 낸 원조는 콘텐츠다. 콘텐츠 분야 한류는 어느 정도인가. 덧붙여 기술한류의 현주소도 함께 얘기해 달라.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한류를 단계별로 나눠볼 수 있다. 1기 한류는 1997년 말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이다. 지금도 하루 10억명이 게임을 이용한다. 이것이 `클론`이나 `HOT` 등 노래로 전이되면서 중국, 베트남, 대만 등지에 현지공연과 CD가 유통됐다. 2기 한류는 2000년 중반 제작된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비롯된다. 또 `대장금` 같은 한류 콘텐츠도 만들어졌다. 지역별로 일본, 동남아시아, 중국으로 퍼졌다.

현재는 3기다. 케이팝이나 아이돌 그룹으로 대변된다.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까지 확대되고 있다. 차이점은 유통 경로가 다르다는 점이다.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서 유통된다. 한류 브랜드 플랫폼을 다른 산업과 접목해 타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술한류, 산업한류, 서비스한류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2010년 말 현재 신한류 파급효과가 4조9800억달러로 추산됐다. 2기를 1로 봤을 때 2011년 현재 파급효과는 2.6배 성장했다. 이는 결국 우리가 가진 창의성이 기술로 잘 포장되고 발전된 뒤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 세계로 전달되는 문화 기술과 인프라 기술이 접목됐기 때문이다.

◇사회=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잘 설명해 주셨다. 이를 토대로 이제는 기술한류의 불을 지피는 데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를 위한 정책적 보완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단기간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국가가 됐고 많은 개도국이 롤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과기 정책에서도 많은 조언을 구하는데 특히 R&D정책 요구가 많다. 기술한류를 적극 활용하고 신성장동력산업을 개척해 무역 2조달러를 조기 달성할 필요가 있다.

개도국에서 보면 산업 초기 일어나는 경공업 요구가 많다. 개도국 필수산업인 경공업과 주물, 열처리 등 제조업 기반기술에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예로 우즈베키스탄과 2005년부터 섬유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현지에서 섬유산업 발전 정책을 만들어주고 전문가가 기술지도도 해준다. 섬유 관련 중소기업이 진출하고 개도국과 협력하면 항공기나 원전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지원 사업은 몽골, 카자흐스탄 에티오피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송종국=과학기술에서 한국의 매력이 높은 것은 문화한류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과학기술은 우리 경제발전 성공 토대로 알려져 개도국이 관심을 갖는다.

문화 한류가 개인이나 민간 차원에서 친화적 한류를 만들었다면 과학기술은 정부의 개발전략에서 만들어졌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한류 확산을 위해서는 우리가 기술 기반 경제 개발에 성공하고자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실행했는지 알려줘야 한다. 출연연과 대학 등 정책과 전략 관점에서 지원해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도 과학기술혁신정책 프로그램을 만들어 20여 개도국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아직 큰 목표나 전략은 없지만 시작 단계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큰 목표나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나경환=최근 베트남 껀터시에 인큐베이팅 파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베트남의 문화나 정책, 법률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대형 국책사업을 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다행인 것은 10년 전부터 현지에 협력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무소를 운영하며 얻은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이 이 같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도움이 된다.

개도국 기술한류는 우리가 일정부분 지원하고 이끌어야 한다. 개도국 기술한류는 인문·사회 경험이나 기술적 경험을 가진 전문가와 연계해 같이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개도국에서 기술한류 얘기가 많이 나온다. 개도국 요구도 많다. 이에 대한 체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보완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과거에는 우리가 기술력이 없어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우리 기술력이 우수해졌고 개도국과 협력을 해주는 것 자체가 개도국을 지원하는 셈이 된다. 특히 인력 면에서 개도국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이 우리 기술에 바탕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연구기관도 여기에 함께 협력하면 한국 기술 수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흥남=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원조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만들어지면서부터다. 이어 인터넷을 시작하면서 과학기술에 IT를 더하고 이 분야를 선도하자고 했다. 정보혁명은 대한민국이 먼저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초고속인터넷 1등이라는 성과도 올렸다.

미래에는 IT를 기반으로 모든 기술이 융합되면서 한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앞으로 연결사회가 구현되면 그 위에 모든 기술이 융·복합할 것이다. 유튜브에서 삽시간에 `말춤`이 퍼지는 것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융·복합을 다른 나라에 쉽게 전파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는 우리가 `추격자`였다면 이제는 연결사회의 `선도자`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면 대한민국은 바로 연결사회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버추얼 콘텐츠 등 상상만 했던 것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과기 분야에는 고경력자가 많은데 이들에게 기술자문 등 역할을 주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박기호=은퇴인력을 활용하는 데 좀 더 많은 고민과 현장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해외 은퇴인력 활용정책 사례를 보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중소기업 컨설팅지원 사업 △초중등 과학기술 교육지원 사업 △ODA 및 국제기술협력 사업이다. 은퇴 기술인력 평생 활용에는 동의하지만 이 세 가지 부분을 제외하고 은퇴인력 활용에 무조건적 지원이나 채용은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결국 정부, 연구계, 산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산업계나 출연연의 기술협력 시너지 방안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활성화 방안은 무엇이 있나.

◇송종국=과학기술한류는 막 시작하는 단계다. 문화와 달리 정부 차원 경제발전 성공요인으로 정책적·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두 가지 사례가 있다. 르완다에 한국통신이 기업 차원에서 정부와 협력해 와이파이 망을 깔아 줬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서는 와이파이를 쓸 데가 없다. 그 얘기를 기상청 공무원이 듣고 우리가 콘텐츠를 주겠다고 했다. 르완다는 농업국가로 기상 정보가 필요하다. 망을 이용해 기상 콘텐츠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민간이 인프라를 깔고 정부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협력 모델이다.

또 에티오피아는 기술혁신 전략 프로젝트에서 친해졌다. 현지 과기부 장관이 아다마 대학에 한국인을 총장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이장규 서울대 교수가 은퇴한 후 아다마 대학 총장으로 갔다. 그 이후에 학장 다섯 명을 추가로 요청해왔다. 문제는 이들을 지원할 경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교과부에 정부 ODA 관점에서 이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련 제도를 보완해 기술한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다.

◇권택민=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문화를 수출하는 곳은 7개국이다. 나머지 6개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처럼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이다. 우리는 이들보다 부족하지만 문화를 수출한다. 뒤돌아보면 1960년대는 철강산업, 1970년대는 자동차, 1980년대 반도체, 1990년대에는 ICT가 산업을 이끌었다. 이 같은 발전은 결과적으로 정부가 혁신을 이끌었다. 2000년대부터는 콘텐츠 분야에서 정부 지원이 민간의 창의력을 북돋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게끔 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앞으로 10년 이상 갈 것이라고 한다. 향후 30년의 절반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배하고 각국은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가 나갈 수 있는 것은 문화를 플랫폼으로 해서 해당 국가와 상호주의로 발전하는 형식이다. 상대국과 문화교류를 하고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협력해야 한다.

IT 산업이 발전하면서 세계 1위 사업이 많았다. 삼성 MP3P가 1등을 달린 적도 있다. 하지만 애플의 가치사슬에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당했다. 페이스북보다 싸이월드가 먼저 있었지만 역시 페이스북에 당하고 SNS에 뒤처지게 됐다. SNS 게임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 `햇빛시티`라는 게임이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창의적 기술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으로 접목된다. 이것은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것보다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사회=우리가 먼저 개발했는데도 빛을 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다른 분야는 어떤가.

◇이기섭=문화한류는 3기까지 왔다고 하는데 기술한류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선도자로 바뀌어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케이테크라는 기술 브랜드를 내세워야 한다. 이를 활용해 개도국은 물론이고 선진국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독창적 기술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메모리, 디스플레이, OLED, 와이브로, 조선 등 많은 기술이 있는데 한국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제는 한국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선진국에서도 케이테크를 인정하게끔 인식을 심어야 한다.

무역 2조달러 시대가 오면 개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도 중요하다. 정부는 한국기술 홍보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기술이 어떤 것인지 홍보하고 선도자로서 기술 개발 연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인프라와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은퇴인력 활용방안 얘기가 나왔는데 좀 더 구체적 얘기를 해보자.

◇나경환=과기 분야에 고경력 은퇴자가 최근 많다.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30년 이상 국가가 투자해서 키운 인력이다. 몇몇 자문단이 있는데 예산을 확대해 이들을 적극 흡수·활용했으면 좋겠다. 현재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고 개도국 관련 일을 한다. 기술한류 활성화에 앞서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해외진출 지원과 예산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사업 분야로 생각하는 것이 문화예술과 제조업을 연계하는 것이다. 문화공연의 첨단화 등을 연구하고 있고 일부 시제품도 있다. 문화공연의 첨단화 등을 케이팝 수출할 때 연계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태양의 서커스`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1년에 1조원이 넘는다. 공연장치가 엄청나다. 문화와 우리 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사업도 기술한류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박기호=기술한류와 관련한 시스템을 만들어 연구소나 국가가 관리하면 좋겠다.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벤처기업은 실질적으로 작은 업체가 대부분이다. 당장 먹고살 걱정도 많다.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는 데 어려움은 정보의 부재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도 많은 시간을 들여 해외 수출을 한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시행착오가 결국에 다 돈이라고 했을 때 중소기업이 같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에 정보 수집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으면 좋겠다.

◇김흥남=케이테크의 브랜드화가 중요하다. 케이팝은 신나게 춤추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케이테크는 따뜻한 기술이라는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다. 선진국은 제품을 팔고자 기술을 수출했다면 케이테크는 물고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주는 것 같이 더불어 사는 이미지가 돼야 한다. 케이테크는 우리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함께 많은 물고기 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이념이 이것과 어울린다. 케이테크도 더불어 사는 기술이라는 개념으로 하면 홍익인간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송종국=지금까지 협력이나 외교는 과학기술을 위한 것이다. 선진국에서 기술을 얻어오려는 노력이었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주도가 돼 이를 국가 외교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5000년 이래 대한민국이 이런 위치에 선 것이 처음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이슈를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선도국가가 돼야 한다. 이런 전략적 개념을 가지고 이를 위한 정부 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과기 한류를 정부 차원에서 활용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ODA다. 그런데 이 사업 안에 과학기술이라는 분류가 없다. 개발원조위원회에 보면 산업, 환경 등은 있는데 과학기술은 없다.

ODA 사업에서 과학기술을 중요한 분야로 두자고 제안했다. 총리실에서 국가 전체사업으로 규정하고 여기에 과학기술을 별도 사업 분류로 구분하려고 한다. 외교와 협력의 패러다임도 과학기술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잘 살지만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다. ODA를 모두 돈으로 할 수는 없다. 적은 돈으로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아프리카 53개국 과기 장관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해 한국의 발전상을 알려주는 세미나를 했다.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어필이 된다. 그들은 잘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사회=기술한류를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 제고로 연결하는 다양한 제언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마지막 조언을 해 달라.

◇이기섭=우리가 기술한류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우리 기술이 톱 수준이다.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빨리 변신하고 한국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고 이를 브랜드화해야 한다. 작은 나라기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이를 시작해야 한다. 개도국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기술인력을 도와주고 공동 R&D 등에 경주해야 한다.

◇박기오=기술한류 경쟁력이 세계시장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는 곧 국가 전략산업이다. 기업 성장단계에서부터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기술 가치가 인정받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제값을 받아야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주도하는 기술한류를 만들어야 한다.

◇나경환=상당한 국가위상을 가졌다는 느낌이다. 기술한류를 위해 과학기술이나 산업기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 해외협력 외교체계를 갖춰야 한다. 예산도 확대했으면 좋겠다. 케이팝으로 인지도가 올라갔는데 이를 기술한류와 연계해서 우리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흥남=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얻은 결과는 4강인데 더 중요한 것은 4강 경기 때 등장한 카드섹션이다. 이후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당연한 말이 내재화된 것이 큰 성과라고 본다. 구성원의 긍정심리가 축적되면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한다. 월드컵 이후 국민의 긍정심리가 높아졌다. 앞으로 미래 30년을 가지고 갈 때는 내 꿈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의 꿈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종국=구체적 정책방안을 얘기하고 싶다. 과기 한류로 국격을 높이는 기술한류에는 ODA가 좋은 수단이다. 5개 분야가 있는데 이 분야에 파일럿 사업을 추진할 필요 있다. 사회문제해결형은 아프리카 소외질병 치료기술 사전 개발계획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보건기구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한다. 산업기술연계형은 아세안 회원국 과기체제 진단과 산업 발전을 연계하는 형태다. 국가STI역량구축형은 협력대상국 공과대학 설립과 운영 지원으로 자체 R&D역량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기섭=기술 쪽에서도 독일에는 저먼테크라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융합IT 분야에서 한국은 최고라는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일본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융합IT 스마트화가 중·단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정리=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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