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韓流는 지금부터다] 권오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인터뷰

“K팝에서 비롯된 최근의 한류(韓流) 열풍도 결국은 `기본이 탄탄한` 좋은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기본은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요합니다. 소자는 물론 장비·원자재, 파운드리 및 팹리스 업체들이 기본을 잘 갖춰 성과를 내고 국가 대표 산업인 반도체 시장에서도 한류를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Photo Image

권오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SK하이닉스 사장)은 우리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한 분석과 기획, 전략도 중요하지만 잘 만들어진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현재 주도권을 쥐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10나노급 미세공정 대응력이 중요하다. 권 회장은 “메모리 공정 기술이 경제적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나노(D램) 및 15나노(낸드플래시) 이후 미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며 “3D 패키지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STT-M램, PC램, Re램 등의 차세대 제품 연구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 회장은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메모리와 같은 집중적인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해외 업체들과 경쟁할 경우, 영세성을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수요 기업들과 잘 협업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은 물론 미래를 예측하고 최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자생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권 회장은 부품·소재·장비 등 반도체 후방 산업군의 공생 발전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소자 업체들은 장비 공동개발, 성능평가 팹 운영 등의 지원을 통해 중소 장비 및 원자재 업체들의 기술 개발을 도와야 할 것”이라며 “협력사들 스스로도 내부 역량 강화와 해외 진출 등의 노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앞으로 고급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공동 개발 활성화,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등 산학연 공동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