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종일방송을 시작한다. 유료 방송업계는 영향력이 막강한 지상파 방송사가 심야시간대까지 방송하면 광고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TV 방송운용시간 규제 완화를 의결했다. 지금까지는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심야시간을 제외한 19시간만 방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방통위 별도 승인 없이 24시간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방송시간을 정할 수 있게 됐다. 지상파 방송시간 규제 폐지는 지난 1961년 KBS TV 개국 이후 50여년 만이다.
방통위는 시청자 보호, 방송의 다양성과 공익성 확보를 위해 1일 최소 19시간 이상 방송하도록 조건을 부과하고 재방송과 19세 이상 등급 프로그램 등에 대한 편성비율도 권고했다.
권고사항은 △매월 전체 심야편성 운영시간(01:00~06:00) 40% 이내로 운용 △19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 매월 전체 심야시간 20% 이내로 운용 △방송시간 확대·축소 등 방송편성 변경 시 충분한 사전 안내 실시 △특성 있는 편성정책 개발 및 참신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노력할 것 네 가지다.
지상파 방송사는 곧바로 방송국 변경허가를 신청하고 10월부터 24시간 내에서 자율적으로 방송시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KBS1은 10월 이후 24시간 방송을, KBS2는 11월 이후 21시간 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MBC는 10월 이후, SBS는 12월 이전에 21시간 방송을 추진한다.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 영향력이 심야시간대까지 미치고 이를 통한 광고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염려했다. 또 방통위가 재방송 편성비율 등을 권고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제로 잘 지켜질지도 미지수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관계자는 “지상파가 드라마, 오락프로 등의 방송시간을 심야시간대로 확장하면 전략적으로 심야시간대 프로그램에 투자해 오던 PP 시청 점유율이 크게 감소할 우려가 크다”면서 “시청률, 광고점유율의 지상파 쏠림현상이 심화돼 PP 업계는 더욱 어려운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정부 의결로 지상파 방송사에 권고했기 때문에 공적 책임이 있는 방송사가 이를 준수할 것으로 본다”면서 “당장 법적 구속력이 없어도 방송사 재허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실효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 방송시간 확대 계획(안)
자료:방송통신위원회
권건호·전지연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