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 계열사인 일진머티리얼즈(대표 허재명)는 일렉포일 전문 기업이다. 리튬 2차전지용 특수 제품과 IT·전자제품에 필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범용 일렉포일을 모두 생산한다.
`일렉포일(elecfoil)`은 인쇄회로기판(PCB)과 2차전지 등 IT 기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다. 전자기기 내부에는 PCB에 반도체 칩이 촘촘히 배치돼 있다. 이 때 기판과 반도체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얇은 구리막이 바로 일렉포일이다.
반도체가 전자 산업의 쌀이라면 일렉포일은 전자산업의 논과 밭에 비유되곤 한다. 인체 내 혈관과 같은 역할로,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범용이자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일렉포일은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IT·전자 산업이 발달한 국내에서도 단 두 개 기업이 생산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리튬 2차전지용 일렉포일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 능력도 세계 최대다. 범용 일렉포일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일렉포일을 미국에서는 `Copper Foil(동박)`, 일본에서는 `전해동박(電解銅箔)`이라고 부른다. 일진머티리얼즈도 한동안 일본의 영향을 받아 전해동박이란 단어를 사용해왔따. 하지만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 일반 PCB용으로는 세계 2위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는 자존심을 위해 2010년 10월 제품명을 `일렉포일`로 바꿨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올해는 신공장 가동률 제고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첨단 IT기기 시장 덕분에 2차전지의 수요가 늘면서 세계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공급 확대 요청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차전지용 특수 일렉포일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까지 상승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대용량 차세대 2차전지용 일렉포일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세계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렉포일은 지난 1999년 과학기술부에서 `20세기 대한민국 100대 기술`에 포함됐고, 2002년과 작년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