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경쟁력 강화 필요…아시아 학술대회 논문 일본·대만의 절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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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설계 관련 경쟁력이 대만, 일본에 비해 뒤처진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지역 반도체 관련 최대 학술대회에 채택된 우리나라 논문 비중이 수년째 10% 수준에 머물렀다. 학계는 물론이고 업계도 관련 논문 발표에 적극적인 대만,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기술 축적과 더불어 연구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반도체회로학회(A-SSCC)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일부터 사흘간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제8회 학술대회에 우리나라 논문이 11편 채택됐다고 밝혔다.

올해 발표 논문은 총 91편으로 우리나라 비중은 12%다. 이에 비해 대만은 24편(26%), 일본은 22편(24%)이 뽑혀 두 나라가 과반을 차지했다.

아시아반도체회로학회 학술대회는 2005년부터 대만, 중국, 우리나라, 일본을 순회하며 열린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설계 관련 신기술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로 IEEE가 후원하는 4대 국제 학술대회 중 하나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 논문 비중은 4년째 10%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08년 20%에 육박했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박홍준 포스텍 교수(전자전기공학과)는 “올해 ISCAS 2012 등 반도체 관련 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면서 논문 발표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며 “논문 제출(20건)은 적었지만 채택률은 55%로, 참가한 나라 중에 가장 높다”고 밝혔다. 절대적인 논문 양은 적지만 수준은 높다는 것이다.

일본과 대만은 학계와 팹리스 업체들이 적극 나서면서 채택 논문이 우리나라에 비해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만은 가장 많은 논문이 채택된 대만교통대(8건)를 비롯해 미디어텍(3건) 등 산학이 연계해 학술대회에 적극 참여했다. 일본도 르네사스, 도시바, 도쿄공대 등이 3건의 논문이 채택됐다.

유회준 KAIST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는 “대만은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반도체 연구활동을 장려해 논문 제출 및 채택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SW 융합 연구를 통해 원천 기술을 강화하고, 국내 팹리스 업체들도 연구 성과를 적극 알려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만 미디어텍은 이 같은 학술대회를 통해 자사 연구 성과를 사업화로 연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능 및 수명 개선 기법, SK하이닉스는 20㎚ 공정을 이용한 고성능 64Gb MLC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료:아시아반도체회로학회)

반도체 설계 경쟁력 강화 필요…아시아 학술대회 논문 일본·대만의 절반에 불과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