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대박`으로 평가받는 10억 원 이상의 이전료를 받은 기술은 어떤게 있을까?
많지는 않지만, 각 기관마다 1~2건씩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이전 사례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한국전력기술에 이전한 `복합동전기 제염설비`를 꼽을 수 있다. 이 기술은 토양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중 세슘은 96%, 코발트와 우라늄은 98%까지 제거 가능하다. 또 처리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대폭 줄였고, 제염효율은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정액 기술료 14억 4000만원과 매출액의 1.0~1.5%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원전 디지털 원자로 안전계통 기술도 대박이 났다. 이 기술은 두산중공업과 포스코ICT에 넘기는 조건으로 고정기술료 24억 원, 경상기술료로 매출액의 3%로 계약이 이뤄졌다. 디지털 안전등급 제어기기 기술도 포스콘에 고정기술료 21억 7000만원, 경상기술료로 매출액의 3%를 받는 조건으로 이전했다.
기초·원천 연구가 중심이라 기술이전이 나오기 어려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도 틸트로터 무인 항공기 핵심기술을 이전하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 대한항공에 이전되는 조건으로 선급기술료 10억 원을 받았다. 틸트로터는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하는 기술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이 지난 2010년 SK 울산공장에 지은 중질 나프타 접촉분해 공정용 고수율 내구성 촉매기술로 21억 6000만원의 선급기술료를 받았다. 현재 이 공장은 완공돼 가동 중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에코 마그네슘 합금 기술로 선급금 50억 원에, 앞으로 15년간 232억 원을 받기로 하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에치엠케이가 이 조건으로 기술이전 받아갔다. 선급금 50억 원은 출연연에서도 거의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드문 경우다. 그만큼 이전 기업이 기술 상품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에코 알루미늄 합금기술을 부품전문 제조업체인 지엔에스와 아이원에 이전하고 선급금 20억 원을 받았다. 웨이퍼 잉곳 제조 기술은 아르케솔라에 10억원의 선급금을 받고 이전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독일 BMP에 넘긴 심자도 측정장치가 선급기술료 10억 원을 넘겼다.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구기관 미션이 오로지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목적기초가 가미된 형태여서 이전 실적을 기관평가 잣대로 재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그런 가운데 나온 대형 실적이라 나름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