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달러)
자료:D램익스체인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요 약세 및 세트 업체들의 재고 증가 여파 탓에 약세로 돌아섰다. 주력 D램 가격은 6개월만에 1달러 이하로 하락했다. 통상 반도체 및 부품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통하는 3분기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주요 세트 업체들의 재고가 하반기 메모리 시황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PC OEM을 비롯한 주요 세트 업체들의 재고는 최근 정상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신학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비축했던 D램 및 완제품 수요가 당초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았던 탓이 크다.
실제 D램을 포함해 주요 PC 업체들의 부품 재고 수준은 6주에서 8주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수준인 4주보다 최대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최성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세계 PC 출하량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PC 업체들의 완제품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요 약세 및 재고 증가 여파로 주력 D램 가격은 6개월만에 다시 1달러 이하로 하락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DDR3 2Gb D램 가격은 0.97달러로 전달(1.08달러)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다. 주력 D램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올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최대 1000억원 선으로 예상됐던 이 회사 영업이익은 500억원 이하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세트 업체들의 D램 재고량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D램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윈도8 출시 이후에나 세트 업체들의 재고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4분기가 지나야 시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같은 수요 부진으로 통상 반도체 업계 성수기로 통하는 3분기 수요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비중의 상승으로 춘절 특수가 발생하는 상반기 수요가 커지면서 부품 업계의 전통적인 연간 수요 곡선인 `상저하고` 현상도 희박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2분기 시장 및 수요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