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텍 OLED 기술유출 `반쪽 수사`로 전락

삼성·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장비 업체 오보텍 본사에 대한 수사가 벽에 부딪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1부는 오보텍코리아 직원들로부터 OLED 회로도 등을 전송받은 오보텍 본사 및 해외 법인 등 임직원 5명에 대해 지난 6월 말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자는 이스라엘 소재 오보텍 본사 임원, 오보텍 홍콩법인 직원, 중국과 대만의 영업담당 직원 등이었다.

검찰은 삼성과 LG의 OLED 기술이 오보텍 본사 및 지사 등을 통해 외국 경쟁 업체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관계자들을 불러 해외 유출 경로 및 추가 유출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소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OLED 기술의 해외 경쟁사 유출 여부는 사실상 확인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소환에 불응해도 외국인에 대한 강제 구인 방법이 없고, 또 해외 수사 기관과의 공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보텍의 OLED 기술 유출 사건은 해외 경쟁사 유출 여부는 배제된 채 한국 내 사건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검찰 측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소환 불응 여부 및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수사해온 검사는 기소 후 개인 사정을 이유로 최근 퇴직했으며 후임자가 공판을 맡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건 후 삼성·LG 공장 내에서 오보텍 장비를 반출하는 등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보텍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평판디스플레이패널 검사장비 전문업체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77%)의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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