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중심으로 기능을 융합시키는 지금이 바로 기술경영 시대입니다”
기능적 기술을 강조하는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 간다는 것이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추격자는 기능적 기술 개발에 몰두해 선도자를 쫓아가기만 하면 됐다”면서 “하지만 선도자가 된 후에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지 방향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 연구개발(R&D)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고 있는 오늘날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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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앞장서던 이들이 리더십을 잃고 자멸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기존 기술과 비즈니스에서 묶여 있다면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독이 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기업에겐 `기술경영(MOT)`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애플을 사례로 든 김 원장은 “디자인 중심의 기술이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다”며 “애플에게 디자인은 수많은 기술을 이끄는 리더였다”고 말했다. 기존 기업이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면 애플은 반대로 감성적 디자인에 맞춘 기술 개발에 중점을 뒀다는 말이다. 김 원장은 “애플의 디자인 경영도 대표적인 MOT다”며 “감성적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MOT의 강점을 `사람`에게서 찾았다. 기업에게 사람은 소비자다. 김 원장은 “기술경영을 활용한 감성적 제품만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며 “MOT는 현장 중심, 수요 맞춤형 기업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편의에 의존했던 기능 중심 제품은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김 원장의 의견이다.
김 원장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MOT 전략을 위해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기술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며 “R&D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 그 자체에 투자를 할 때”라고 교육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많은 대학이 MOT 인재 양성을 기치로 노력하고 있다”며 “문제는 학생들의 출구”라고 말했다. 취업 후 들어간 기업에서는 아직 MOT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경영 리더십을 잃지 않기 위해 MOT 인식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과 연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