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산업 육성 거점인 부산테크노파크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종료 예정인 지역전략산업 이후 먹거리 확보가 극히 부진하다. 생존전략 수립이나 사업 발굴 등 중단기 전략 수립은 고사하고 테크노파크 고유 역할 및 운영 방식 등을 놓고 내부 갈등까지 일고 있다.
올해 들어 부산TP가 확보한 신규 사업은 수억원짜리 광역선도산업 세부과제 몇 개 외에는 전무하다. 이 때문에 부산테크노파크는 한해 80억원이 드는 운영비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확보된 운영비 50억원에서 무려 30억원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전국 TP가 맡아 온 지역전략산업 종료 및 광역사업으로 흡수에 따라 연초 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4000억원 규모의 신지역특화산업 예산은 불투명한 상태다.
센터 운영방식을 놓고 내부 갈등도 심각하다. 일부 특화센터 센터장과 팀장급 직원은 테크노파크를 떠났다. 특화센터에 결원이 빈번해지고 제때 충원조차 되지 않아 기업지원 업무는 차질을 빚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내부 인사 갈등은 부산TP 내부 소통의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원장은 TP본부와 9개 특화·부속센터 직원의 순환 인사를 단행하려 했으나 센터 반발로 무산됐다. 특화센터가 센터 고유 기능과 이에 맞는 전문 인력을 뽑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본부 행정직과의 순환 인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인사를 강행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그렇다면 센터 운영을 책임질 수 없다”는 논쟁도 오갔다.
TP 운영비 분담 문제도 불거졌다. 원장이 센터별로 많게는 3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의 운영비 분담을 주문했지만 센터들이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분담 금액 조정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TP본부 직원과 센터 직원 간 갈등으로 확대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센터 임직원이 “자립화나 경비절감 차원의 고통 분담이라면 고위직급이 몰려있는 본부부터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반면에 TP본부에서는 “수년 전 TP조직 일원화를 통해 센터가 모두 TP산하로 통합됐는데 여전히 나홀로 활동을 원하는 것 같다”는 불만의 소리다.
부산TP는 9개 특화·부속센터를 포함해 전체 인원이 200명 이상으로 전국 TP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부산TP 관계자는 “시의회 업무보고 중 TP 전체사업과 운영에 관한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자립과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마당에 내부 소통마저 단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