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팹리스 업체인 실리콘웍스의 성장이 파죽지세다.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애플 등 세트업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사양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원천 기술이 무기다. DDI 시장에서 일본이 서서히 경쟁력을 잃고, 한국과 대만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웍스가 국내 팹리스 업계를 대표해 새로운 성장신화를 쓸 지 주목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의 2분기 매출액은 국내 팹리스 업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실리콘웍스의 2분기 매출액은 1146억원, 영업이익은 1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정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리콘웍스가 2분기부터 뉴아이패드 부품 공급을 본격 시작하면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된다”며 “뉴아이패드 판매 호조와 맥북 프로향 매출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 1297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웍스 실적 호조는 최대 고객인 LG디스플레이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독주하던 때와 달리 DDI 시장은 한국 업체의 주도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르네사스가 DDI 시장에서 철수하고, 지난 6월에는 LG디스플레이가 실리콘웍스 2대 주주에 등극하면서 안정적인 고객 확보 등 사업 확대에 가속이 붙었다. 현재 실리콘웍스는 하이엔드급 LCD TV는 물론이고 발광다이오드(OLED) TV용 디스플레이 구동칩까지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
실리콘웍스가 뉴아이패드에 안정적인 납품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장기적인 호재다. 대형 LCD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패널업체들이 고해상도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뉴아이패드를 통해 이 분야 기술력을 선도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뉴아이패드는 기존 HDTV보다 인치당픽셀수(PPI)가 많아 대면적 OLED TV향 DDI도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셈이다. 또 이 제품은 고해상도 구현을 위해 DDI 개수가 기존 8개에서 10개로 늘어 마진 개선에도 기여했다. 실리콘웍스는 뉴아이패드는 물론이고 맥북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뉴 맥북프로 판매량이 작년보다 13% 늘어난 15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대근 사장은 “뉴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전력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에서 실적 가시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LG디스플레이가가 1대 주주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객사 다변화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단위:억원, 2분기부터는 전망치)
(자료: 신한금융투자)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