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걸림돌인 `좀비기업`을 퇴출시키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주포럼에서 `우리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좀비기업이 2003년 11%에서 2010년 19%로 급속히 증가했다”며 “좀비기업이 퇴출되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이들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좀비기업 증가가 일본과 같은 장기 경기 불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좀비기업 증가 원인으로 신용보증제도를 꼽았다. 김 교수는 “신용보증제도가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지만 신용 없는 기업에 지원해야 하는데, IMF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바뀌었다”며 “한 번 보증을 이용하면 장기·거액 보증으로 이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퇴출돼야 하지만 신용보증을 이용해 퇴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안으로 보증졸업제를 제시한 김 교수는 “7년 정도 보증을 받으면 졸업을 시켜야 한다. 성공하면 스스로 시장에 나가 자체 능력으로 버티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회수한 자금은 유망 창업기업에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태경 루멘스 대표는 토론회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해법으로 `원천기술 확보`를 꼽았다. 유 대표는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3년 또는 5년 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남이 잘 한다고 따라 들어가서는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신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개막한 이번 행사는 2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20일에는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중소기업 도약을 위한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고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참석해 토론을 펼친다. 21일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제주(중문)=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